경유 값이 중국발 수요 증가로 폭등하면서 나프타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중국 대형 정유회사들이 경유 생산을 늘린 대신 나프타 생산을 줄인 탓이다.

겨울을 맞아 나프타의 원료 중 하나인 액화천연가스(LPG)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나프타 값 강세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14일 원자재 정보업체인 코리아PDS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의 나프타(일본물,도착도 기준)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으로 한주 전에 비해 11.34달러(1.32%) 오른 t당 848달러를 기록,지난 10월22일 이후 계속된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한달 동안 상승폭은 7.12%(56.37달러)다.

원료인 두바이유가 최근 한달 간 2.41%(배럴당 2.09달러)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 따라 두바이유와 나프타 사이의 정제마진(스프레드)도 최근 배럴당 3~5달러까지 벌어졌다. 통상 1~2달러 수준이었던 데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에서 경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노펙 등 중국 대형 정유사들이 나프타 대신 경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나프타 값이 올라 지난 3일 나프타의 두바이유 대비 스프레드가 5달러를 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말부터 에너지절감 5개년 계획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한송전을 실시하고 있다. 이후 각 공장에서 자체 경유 발전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경유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수요가 늘자 경유 값도 치솟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경유가격(싱가포르 현물시장 기준)은 지난 6일 배럴당 104.2달러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으며,지난 13일에도 103.41달러를 기록해 지난 3일 이후 1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유업체들이 경유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나프타 등 기타 석유제품의 마진도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LPG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나프타 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나프타는 원유에서도 나오지만 천연가스를 정제해서도 많이 생산된다"며 "겨울을 맞아 계절적 요인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산이 줄어든 나프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