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테크놀로지(IT)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어디일까요? 가장 주목받은 기업인은 누구이고,가장 주목받은 제품 또는 서비스는 뭘까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재미있는 자료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2010년 트위터 트렌드 톱 10'을 내놓았고,구글은 '2010년 시대정신(Zeitgeist 2010)'을 발표했습니다. '2010년 실리콘밸리 100인'도 재밌습니다.

트위터 트렌드로 돌아본 2010년.트위터는 25억개 트위트(140자 이내의 단문)를 분석해 톱10 트렌드를 선정하고 8개 부문별 톱 10도 선정했습니다. 전체 톱 10에서 1위는 멕시코만 원유 유출입니다. 우리 언론은 크게 다루지 않았지만 미국 유럽 사람들한테는 엄청난 관심사였겠죠.2위는 월드컵입니다. 월드컵과 관련된 부부젤라와 펄포 파울(족집게 문어)도 5위와 10위에 올랐습니다.

테크놀로지 부문에서 톱 10 가운데 4개가 애플 관련입니다. 1위는 애플 아이패드이고,3위는 iOS,4위는 아이폰,9위는 맥북에어입니다. 올해는 '애플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애플은 지난 4월 태블릿 아이패드를 발매해 1000만대 이상 팔았습니다. 아이패드는 미디어 시장,게임 시장 등에 큰 영향을 미쳤죠.iOS는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터치에 탑재되는 운영체제(OS)입니다.

구글은 검색어를 통해 한 해를 정리했습니다. 세계적으로 2010년 핵심 검색어는 남아공 월드컵,캐나다 동계 올림픽,아이티 지진,멕시코만 원유 유출 등입니다. 급부상 검색어 톱 10에 트위터(8위)와 페이스북(10위)이 포함된 게 눈에 띕니다. 올해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된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는 급부상 검색어 2위에 올랐습니다.

구글은 2010년을 대표할 만한 사건,사고,인물 등을 3분 동영상에 담았습니다. 유럽 재정위기 등 갈등도 있고,아이티 지진 같은 재앙도 있고,얼굴이식 성공 등 업적도 있고,상하이 엑스포 관람객 7300만명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도 있습니다. 올해 떠오른 인물에는 김연아도 포함됐습니다. 구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순간검색 '인스턴트'를 포함시켰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것을 많이 검색했을까요? 모바일 디바이스만 놓고 보면 재밌습니다. 스마트폰 라이벌인 삼성 갤럭시S와 애플 아이폰4가 1위와 2위,태블릿 라이벌인 애플 아이패드와 삼성 갤럭시탭이 3위와 4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은 애플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파트너입니다. 하지만 2010년은 삼성과 애플이 디바이스에서 정면으로 맞붙기 시작한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네이버 검색어 순위에서는 종합 톱 10을 드라마나 연예 · 스포츠 스타가 싹쓸이했습니다. '제빵왕김탁구','성균관스캔들','내여자친구는구미호' 등 드라마 관련 검색어가 1위부터 3위까지를 차지했습니다. 박지성,소녀시대,김연아,티아라,장재인 등 스타도 5명이나 포함됐습니다. 테크놀로지 관련 검색어는 트위터(8위)가 유일합니다. 트위터 열풍이 대단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저는 실리콘앨리인사이더(SAI)가 뽑은 '2010년 실리콘밸리 100인'도 재밌게 봤습니다. 1위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입니다. 2010년은 '애플의 해'이기도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해'이기도 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CEO로 복귀한 지 13년째인 올해 애플을 세계 최고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키워놨습니다. 애플은 시가총액과 분기매출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추월했습니다.

2위는 페이스북 부사장인 엘리엇 시래지와 셔릴 샌드버그입니다. 이들은 페이스북이 6억명에 가까운 사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게 한 숨은 공로자들입니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6위입니다. 3위에는 안드로이드 돌풍의 주역인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올랐습니다. 애플,구글,페이스북.테크놀로지 분야에서 2010년은 이 세 기업이 깃발을 날린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