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영국 법원이 줄리언 어센지 설립자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이에 대해 스웨덴 검찰이 항소키로 결정해 석방은 48시간 연기됐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14일 오후 어센지에 대해 보석금 24만파운드(4억3000만원)를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스웨덴 검찰이 이의를 제기하자 상급 법원인 런던 지방법원은 향후 48시간 이내에 보석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어센지는 지난 7일 런던 경찰에 자진 출석해 체포된 뒤 곧바로 보석을 신청했으나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돼 교도소 독방에서 수감 생활을 해왔다.

법원은 이날 보석을 허가하면서 전자태그를 부착하고 거주지를 제한하는 조건을 달았다.또한 매일 오후 6시 거주지 인근 경찰에 보고하도록 하고 통금 시간도 정했다.도주 가능성에 대비해 여권도 압류했다.

보석금은 런던에 있는 언론인 클럽 ‘프런트라인 클럽’의 설립자인 보언 스미스와 유명 레스토랑 디자이너이자 어센지의 친구인 사라 손더스 등이 내놓기로 약속했다.인권 운동가 등 10여명의 명사가 보증인을 자청했다.그러나 보석금을 현금으로 마련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마크 스티븐슨 변호인은 전했다.

이날 법원 앞에는 각국에서 온 수백명의 기자들이 장사진을 쳤으며 어센지 지지자들이 모여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어센지의 모친인 크리스틴 어산지는 보석 결정에 대해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보석이 최종 허가될 경우 어센지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스웨덴 송환에 맞서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위키리크스는 어센지의 신병이 스웨덴으로 인도될 경우 그의 국가기밀 공개 행위에 대해 간첩죄 적용을 검토 중인 미국으로 압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스웨덴 사법당국의 송환 요청에 대한 심리는 다음달 11일 열릴 예정이다.

어센지는 이날 모친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나의 신념은 확고하다”며 “우리는 이제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페이팔이 미국 외교 정책의 도구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