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한파에도 주식시장에는 황소가 찾아들고 있다. 코스피지수 2000을 단숨에 뚫으며 불마켓(Bull Market)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코스피지수가 3년1개월만에 2000선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예상했던 2000선 저항은 크지 않았다. 2000선 지키기도 어렵지 않은 흐름이 이어졌었다.

2007년 2000선을 돌파했을 당시 여기저기서 과열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과도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2007년과 비교했을 때 기업의 이익은 커졌고, 금리와 환율 등 금융시장 환경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기업의 이익이 커진만큼 주가는 여전히 싸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코스피 2000은 단지 마디지수일 뿐, 2000돌파 이후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1800돌파 이후 한달 만에 1900선 위로 올라섰고 다시 두달만에 2000선마저 탈환하면서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서 국내 증시의 상승률이 가장 크다는 점과 이미 전고점 수준에 육박했다는 점도 걸리는 부분이다. 중국 상해종합지수의 경우 2007년 6000선을 넘어섰던 전고점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렇지만 전날 증시에서 단기 상승과 가격부담에 대한 해결책은 찾아볼 수 있다. 코스피 2000을 이끌어왔던 IT주가 쉰 대신 조선과 자동차가 바통을 이어받았던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것.

이런 업종별 종목별 순환매가 지수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종목들의 매기 확산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상당기간 소외됐던 종목에서 가격 찾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을 넘어서면서 기대감과 경계의 시각이 엇갈릴 수 있는 시점"이라며 "그러나 기업이익, 밸류에이션, 글로벌 유동성은 우호적이고 최근 부진했던 상승종목비율(ADR) 역시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매기의 확산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업종 내 대표 종목들에 대한 매수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코스피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상승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대응 측면에서는 IT, 금융, 운수장비, 화학 업종 등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 내 대표 종목군에서 순환매 가능성을 고려한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제시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