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5일 삼성의 초음파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 인수가 국내 바이오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재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학 및 연구소(토양)를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산업은 비상장 바이오벤처(식물), 상장 바이오벤처(초식 동물), 제약사(육식동물) 등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데, 삼성과 같은 대기업의 바이오 진출은 최상위 포식자의 등극을 의미하기 때문에 생태계 활성화 및 안정화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메디슨 인수는 대기업-비상장 바이오벤처 간의 교류로 이해되며 이미 삼성이 주력 중인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와의 글로벌 컨퍼런스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향후 대기업과 상장 바이오벤처, 제약사 등과의 교류 활성화뿐 아니라 제약사-바이오벤처 간의 교류도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의료기기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를 통해 바이오신약(바이오시밀러), 항암제, 진단기기, 바이오인포메틱스, U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사업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며 "컨트롤 타워의 삼성병원과 항공모함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다수의 계열사들이 선단을 이루며 바이오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움직임은 보다 효과적인 바이오 진출을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향후 펼쳐질 바이오-헬스케어-IT 융합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그는 "삼성의 바이오 진출은 더 이상 국내 바이오가 연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산업화로의 변신이 가능한 시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삼성의 진출은 기존 바이오벤처가 하지 못했던 차원의 영업과 마케팅, R&D 투자를 의미하기 때문에 우선 외형적 시장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 바이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연관된 국내 바이오기업의 동반 성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삼성의 ‘Vision 2020’이 완성되는 2020년 기준 바이오헬스 시장은 1조5906억달러로 2020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134억달러의 14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U헬스케어가 1조1802억달러, 분자진단이 2467억달러, 항암제가 1201억달러, 바이오시밀러가 436억달러 등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메디슨 인수로 영상진단기기 분야까지 진출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삼성이 노릴 수 있는 전체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메디슨 인수를 계기로 향후 시장에서 추가적인 기업인수나 사업확장, 공동 연구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삼성의 관심분야는 진단, U헬스,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인포메틱스 등으로 요약된다"고 했다.

대우증권은 진단 및 U헬스 부문에서는 인포피아에 주목했다. 국내 최대의 혈당기 업체로 삼성전자와 지경부 스마트케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시밀러 부문에서는 삼성과 지경부 스마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이수앱지스, 맞춤형의약품 개발의 근간이 되는 바이오인포메틱스 부문에서는 삼성SDS와 사업을 진행했던 테라젠이텍스 등에 주목한다고 했다.

그는 "삼성 바이오의 첫 단추가 메디슨 인수 카드로 풀리기 시작한 만큼 향후 진단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의 사업확장이 예상된다"며 "더불어 다소 정체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임상시험 진입, 유전자 분석 사업의 진척, U헬스 관련 기기 출시 등 추가적인 사업 진척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투자자는 성과 실현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바이오 사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투자, 바이오의 특성을 고려한 장기 관점의 보수적 투자는 항상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