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약 12억원으로 타기업 지분을 사 이를 370억여원에 달하는 거액으로 만든 코스닥 업체가 등장해 화제다. 네트워크 관련 부가서비스(네트워크, 솔루션, 인터넷망 등) 업체인 에스넷이 그 주인공이다.

에스넷은 시스템통합(SI)사를 제외한 네트워크통합사(인성정보 인네트 링네트 콤텍 KDC) 중 시장점유율 3위(2010년 2분기 기준)인 중소업체다. 또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적자(약 8억원)를 기록한데 이어 올 3분기까지 4억원 가량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넷은 현재 장외기업인 메디슨(초음파 의료기기 업체)의 지분 약 0.3%(35만9000주)를 보유 중이다. 또 100% 자회사이자 투자전문사인 에스앤에프네트웍스가 게임 전문업체인 넥슨재팬의 지분 0.32%(약 11만주, 2009년 감사보고서 기준)를 갖고 있다.

에스넷은 메디슨의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약 8400만원(장부가 1주당 234원)을 썼고, 넥슨재팬의 지분을 사는데 약 11억원을 투입했다.

이 와중에 에스넷이 투자한 메디슨과 넥슨재팬이 잇따라 '낭보'를 전해왔다. 메디슨은 최근 '삼성그룹으로 피인수'라는 강력한 호재를 들고 나왔고, 넥슨재팬은 내년 상반기 중 일본 증시 진출을 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에스넷은 메디슨의 삼성그룹 피인수로 평가차액이 16억원에 달하고 있다. 장외에서 현재 메디슨이 1주당 5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넷이 8400만원 어치 산 메디슨 주식이 약 17억원으로 불어났다.

넥슨재팬의 경우 일본 증시에 진입하면 예상 시가총액은 약 10~13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즉, 최대 13조원으로 산정해 에스넷의 보유지분을 돈으로 바꾸면 약 220억원에 이른다. 에스넷은 11억원을 주고 이 주식을 샀다.

에스넷의 주가는 연일 뛰어올랐다. 에스넷은 지난 6일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등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급등(상한가 4번 포함) 중이다. 이 기간 주가상승률은 약 100%다.

시가총액도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에스넷의 시총은 주가가 뛰기 직전 120억원에 불과했으나, 일주일여 만에 250억원대로 늘었다.

에스넷은 약 12억원(메디슨 매입대금 8400만원, 넥슨재팬 11억원)으로 226억원 가량의 평가차액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총까지 130억원 불어나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에스넷 관계자는 가장 많은 평가차액이 기대되는 넥슨재팬의 지분매입 배경에 대해 "투자를 위해 설립된 자회사 에스앤에프가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넥슨재팬이 상장된 뒤 주식을 매도할 지 여부는 회사 경영진이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등 현지 언론 등을 통해 넥슨재팬 상장 시 예상 시총이 최대 13조원이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넥슨재팬의 총 발행주식수가 1150만주 뿐이어서 당사의 상장 차액도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넷은 다만 영업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상 매력적인 주식이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에스넷은 지난해 매출액 455억원, 영업손실 8억, 순이익 5000만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지난 3분기까지 매출액 576억, 영업손실 4억원, 순이익 1200만원을 달성하는데 그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