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등한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IT주에 대해 기관과 개인의 매매공방이 치열하다. 기관은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는 반면 개인은 매수를 확대하고 있다.

15일 오후 1시 52분 현재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1.73% 내린 8636.56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지난달 3일 7410.94에서 전날 장초반 8845.12까지 20%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후 기관들의 차익 물량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종목별로는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지속하던 삼성전자가 1.72% 하락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LG이노텍,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등이 2~3% 가량 하락하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4일 이후 지난 13일까지 전기전자업종을 2조원 어치 사들였으나 전날 1429억원 어치 순매도한데 이어 이날도 2136억원 어치 처분하고 있다. 특히 투신권이 이틀 연속 팔자를 이어가며 2800억원 가량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전날 312억원 어치 순매수했던 개인은 이날 매수 규모를 2714억원으로 크게 확대했다.
이같은 개인들의 사자는 반도체와 LCD 업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향후 IT주들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DDR3 현물 가격이 1달러 초반권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1달러 초반의 가격에서는 조금씩 매수 문의가 생기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점차 가격 바닥권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어 D램 가격 하락세의 둔화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NAND 플래시는 당초 예상대로 내년 1분기초, D램은 늦어도 내년 1분기 후반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품 포트폴리오가 우수한 국내 메모리 업체의 실적은 올 12월과 내년 1월에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의 차익실현은 연말을 맞아 '윈도 드레싱(수익률 관리)'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돌파하는 등 상승률이 컸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로 평가받는 기관들은 수익률 관리에 더욱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형 기관들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관은 대형 펀드가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주가가 부진한 종목들을 위주로 수익률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