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챠오샹빈 중국고섬 회장 "차이나리스크 우려 극복할 것"…中 폴리에스테르섬유 생산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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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증시에 이미 상장"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중국고섬)는 싱가포르 증시에 이미 상장돼 있어요. 이 때문에 최근 한국 증시에 번져있는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분명 적을 것이라고 봅니다."
유가증권시장 입성(1월25일)을 한 달 정도 앞둔 챠오샹빈(曹祥彬) 중국고섬 대표이사 회장은 한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겪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를 의식하며 입을 열었다.
중국고섬은 지난해 9월 싱가포르 증시에 진출한 뒤 한국 증시에 들어오는 최초의 중국 기업이다. 한국에선 주식예탁증권(DR)의 형태로 매매거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회사가 한국 증시에 문을 두드린 것은 폴리에스테르(PET) 섬유의 핵심원료인 'PET칩' 생산시설을 세우기 위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폴리에스테르 섬유 생산 중국내 3위"
차오샹빈 회장은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 증시에 잇따라 상장하는 건 시설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현재 자사는 중국내 차별화 폴리에스테르 섬유 생산 능력이 3위권인데 추가 생산시설을 세우면 업계내 1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자사의 경쟁력 중 하나로 낮은 인건비를 꼽았다. 챠오샹빈 회장은 "중국고섬의 경우 자동화 설비가 잘 돼 있어 인건비 걱정이 없는 곳이어서 향후 성장성이 큰 기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고섬의 절강화항 공장 내부에는 바삐 돌아가는 기계 외에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절강화항공장에는 300여명의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는데 기계를 24시간 돌리다보니 8시간씩 3교대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러니까 이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은 약 100명인 셈이다. 또 다른 공장인 복건신화위 공장에서도 마찬가지로 400여명의 인원이 3교대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챠오샹빈 회장은 또 생산중인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차별화 폴리에스테르 섬유란 천연섬유의 부드러운 촉감과 화학섬유의 강한 내구성을 갖춘 고부가가치 섬유"라며 "고급 의류, 자동차 내부용품 등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흥시장의 소비 증가와 대체연료 재료 재배에 따른 천연섬유 재배 면적 감소 등으로 화학섬유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2008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지주회사로 복건신화위(福建新华威·푸젠신화웨이)와 절강화항(浙江华港·저장화강)을 100% 자회사로 갖고 있다. 복건신화위는 1997년 중국 복건성(福建省·푸젠성)에, 절강화항은 2003년 절강성(浙江省·저장성)에 설립됐으며 두회사 모두 차별화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생산 중이다.
복건신화위 공장에서는 FDY(완전배향사), DTY(가연사)를, 절강화강 공장에서는 BY(혼합사)와 TFY(삼각섬유사)를 생산하고 있다. 그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수익성도 높아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에는 29.8%,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30.2%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고섬의 연간생산능력은 현재 복건신화위 공장 9만3400톤, 절강화강공장 7만2500톤으로 총 16만5900톤이다.
앞으로 이 회사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장착하기 위해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핵심원료인 PET 칩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폴리에스테르 다이렉트 스피닝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그는 "PET칩을 직접 생산하기 위해 기존 설비를 증축할 예정"이라며 "이 프로젝트로 생산 비용은 약 10% 절감되고 생산능력 역시 40만톤 가량 지금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이미 중국고섬에 지난 9월부터 50년간 33만㎡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줬다"며 "총 투자자금 3300억원 중 1000억원을 공모자금으로, 1700억원을 회사 자본으로, 나머지 700억원은 은행 차입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투자자들 제조업 이해도 높아"
그는 이어 "시설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증시에 입성해야 하는데 한국 증시는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도 높고 제조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장기적으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이라고 판단했다"며 "국제이중상장기업으로써 투명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한국 및 싱가포르에서 적극적으로 기업설명(IR)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중국고섬의 매출액은 예년 수준(338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기 공급 제한으로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고섬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378억원이다.
한편, 중국고섬이 공모한 총 주식수(발행 DR수)는 3000만주이다. 공모가액은 아직 미정이지만 회사 측은 싱가포르 주가를 고려해 34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1월7일과 8일에 기관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한 뒤 같은달 25일에 코스피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항저우(중국)=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