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만 한 해 3조원대로 추정되는 아동용 전집은 연말 연시 대표적인 어린이 선물로 꼽힌다. '사 놓고 안 보는 책'이라는 선입관과 달리 식지 않는 조기교육 열풍 덕에 수요층과 콘텐츠 범위가 많이 넓어졌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데다 낱권으로 팔지 않기 때문에 쉽게 선택하기 부담스러운 선물이기도 하다. 출판업계가 최근 전집 판매 채널을 다양화해 가격 거품을 빼고 있어 알뜰족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몇몇 출판사는 직접 온라인몰을 열고 가격 거품을 과감히 뺐다. 직영몰에 가면 같은 제품을 반 값에 살 수 있다.

삼성출판사의 온라인 서점 '삼성북스'에서는 정가 50만원인 '교과서 탐구동화'를 54% 할인된 22만9000원에 살 수 있다. 또 '이보영 영어명작수업'은 원래 가격이 39만4000원이지만 직영몰에서는 47% 싼 20만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제품을 직접 보지 못하는 인터넷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업체들은 사진과 상품설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탄교육은 방문판매나 서점으로는 전집을 유통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한다. 기탄교육 관계자는 "메이저 업체에서는 50권 안팎의 한 세트를 30만~50만원 정도에 팔고 있지만 우리 회사에선 10만~20만원이면 살 수 있다"며 "유통 마진만 뺐을 뿐 개발에 투입한 자본과 인력에는 큰 차이가 없어 품질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동구매 코너에서 판매 중인 33권짜리 '신나는 노빈손 시리즈' 가격은 18만9600원이다.

홈쇼핑에서 판매하고 있는 장기 무이자 할부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예림당의 '와이(Why)' 시리즈는 홈쇼핑에 방송될 때마다 1000세트 안팎이 팔려 나가는 히트작이다. 오프라인과 가격 차는 크지 않지만 장기 무이자 할부로 살 수 있고 덤으로 다른 책을 얹어주기 때문이다.

예림당 관계자는 "와이는 도서정가제를 적용받아 할인에는 한계가 있지만 홈쇼핑에서는 안정적인 배송 등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