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불똥이 엉뚱하게 미국 기업들에 튀고 있다. 해커들이 위키리크스 규제에 나섰던 페이팔,마스터카드,아마존닷컴 등을 대상으로 보복 차원에서 사이버 공격을 가했지만 이제는 위키리크스와 직접 관련이 없는 유명 기업들까지 온라인상에서 무차별 테러하자 미 재계는 비상 사태다.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해커들의 모임인 '아노니머스(Anonymous)'가 맥도날드,트위터 등 미국 기업들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재계는 사이버 공격 방어에 비상이 걸렸으며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미 사법당국은 관련 사건의 수사에 착수했다.

해커들은 13일 오후 일부 트위터 계정에 침입해 브라질 열대과일인 아사이베리를 광고하는 스팸메일을 대거 뿌렸다. 트위터 측은 "공격대상이 된 계정의 비밀번호는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기즈모도 등을 운영하는 뉴스블로그 고커미디어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얻은 것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위터와 고커미디어에서 같은 비밀번호를 쓰는 이용자들이 주로 공격당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NYT는 전했다. 트위터 측은 전체 1억7500만명의 이용자 중 감염된 계정을 가진 이용자의 수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그 숫자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폭스뉴스는 지난 12일 고커미디어가 '그노시스(Gnosis)'라는 단체에 의해 사이버 공격을 당해 직원들의 비밀번호,내부 대화내용,수만명에 달하는 이용자의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 등을 도난당했으며 FBI가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도 해커들이 데이터베이스에 침입해 이름과 주소,생년월일,이메일 주소 등 고객정보를 빼갔다고 밝혔다. 댄야 프로드 맥도날드 대변인은 "해커들이 훔친 정보는 소비자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각종 판촉행사 등에서 자발적으로 제공했던 것"이라며 "사회보장번호와 신용카드 계정 등 민감한 정보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미국 대형 약국체인인 월그린도 지난 10일 고객들의 이메일 주소 등을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