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외국인이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를 통해 장 막판에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란 15개 이상의 종목을 전산시스템을 통해 동시에 사들이는 것으로,선물시장과 관계없이 단순히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거래를 가리킨다.

코스피지수는 15일 8.43포인트(0.42%) 오른 2017.48에 마감했지만 장 마감 10분 전만 해도 2014.20에 머물러 있었다. 마지막 10분 동시호가 거래에서 3.28포인트 추가 상승한 것이다.

지수가 막판에 더 뛴 것은 오후 2시50분께 459억원 순매도였던 프로그램 비차익매수가 564억원 순매수로 급반전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10분 새 비차익매수가 1023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10일부터 시작됐다. 코스피지수가 2000 고지를 돌파한 14일에도 장 마감 한 시간 전부터 프로그램 비차익매수가 강하게 유입돼 막판 랠리를 펼쳤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보통 12월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 이후에는 배당을 노린 외국인이 프로그램을 통해 주식을 사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KT&G 한국전력 KT 등은 최근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반면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공매도를 위해 국민연금 같은 데서 주식을 빌린 외국인은 배당기준일(12월30일) 이전에 주식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일부 외국인이 공매도했던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굳이 장 마감 직전에 황급히 주식을 사들이는 이유는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의 경우 막판 매도주문이 많기 때문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