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 첫날 이후 자금유입 속도 둔화
- 감독당국, 불완전판매 여부 주시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창의투자자문의 자문형 랩어카운트 판매실적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창업자들의 지명도와 증권사들의 마케팅으로 영업 첫날 대규모 자금이 일시에 몰렸지만 사흘째를 맞으면서 증권사별로 하루 40억~200억원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며 그 규모가 급속히 축소되는 모습이다.

투자자문업계에서는 설립 초기 기대수요가 몰리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으로, 향후 한 달정도의 수익률이 자금유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한경닷컴>이 지난 15일 기준 주요 증권사들이 판매한 창의투자자문의 자문형 랩 누적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 5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3일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 사흘만에 기록한 판매액으로는 의미있는 수치지만, 이미 첫날에만 4000억원 정도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갈수록 탄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실제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13일 하루에만 창의투자자문 자문형 랩 상품으로 100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온 반면 사흘 후인 지난 15일 누적 판매액은 1200억원으로 하루 1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첫날 1000억원 안팎의 판매 기록을 세웠지만 지난 15일에는 120억원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랩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삼성증권의 경우도 사흘 누적 판매액이 1250억원으로 지난 15일 하루 200억원이 유입됐다.

한 대형 증권사 랩운용부 관계자는 "창의투자자문이 언론 등을 통해 적극 홍보되면서 지난 2일 금융위원회 등록 이후 실제 영업일까지 10여일동안 대기수요들이 누적됐던 게 사실"이라며 "특히 초기에 가입해야 수익률이 좋다는 학습효과도 이 같은 열풍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설립 초기에 많은 자금이 몰렸더라도 수익률이 좋지 않으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문사가 많았던 만큼 관건은 수익률 추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의투자자문 랩에 영업 첫날에만 4000억원 넘는 돈이 몰리면서 추종매매와 불완전판매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창의투자자문이 편입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14일 전날 대비 8.88% 급등했다. 기관이 20만주를 매수했다 급등 후 다음날 5만주를 내다파는 등 단기매매의 표적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한 조선업종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규모는 주가가 고점을 찍은 지난 2007년의 80% 수준에 불과해 단기급등 원인을 수급 이외에 다른 부분에서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 증권사 랩운용부 관계자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별로 창의투자자문 랩 누적 판매액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금이 일시에 몰리면서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창의투자자문은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펀드 붐의 주역인 서재형 대표와 족집게 시황전문가 김영익 부사장의 콤비가 어울어져 대규모 자금 유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돼 왔다.

3년 이상 투자 의향이 있는 투자자만 받는 장기성장형(Closed) 자문형 랩과 정통 액티브(Active)형 자문형 랩 등의 신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