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업체 모토로라는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높은 콧대로 품질 개선을 등한시한 결과 저가방출 제품으로 전락했다. 스타벅스는 편의성을 찾아 마트와 편의점용으로 포지셔닝한 결과 '명품커피'라는 스스로의 아우라를 잃고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티파니도 110달러짜리 은장식 팔찌를 팔기 시작하면서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에서 '10대들의 보석상점'으로 이미지를 깎아내렸다.

반면 아마존은 클릭 한 번으로 주문에서 배달까지 책임지는 편의성으로 미국 최대의 서점으로 부상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는 공유의 용이성으로 저질 영상의 핸디캡을 극복하며 대성공했고,에르메스는 일반 핸드백의 1000배 이상 가격이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명품으로 자리잡았다.

《트레이드 오프》는 아마존닷컴과 디즈니,태양의 서커스에 이르기까지 성공한 기업들은 제품을 만들고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충실성이나 편의성 중 하나를 선택해 최극단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단순 명쾌하게 설명한다. 최상의 품질과 최고의 편의성 사이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용기있게 포기할 것인가? 모든 기업의 성패는 양자 사이의 긴장관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만약 충실성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면 편의성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 기회비용을 넘어설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