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친(親)기업 행보가 빨라졌다. 의료보험 개혁법,금융감독 개혁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등돌린 재계를 다독이면서 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미 재계를 대표하는 20명의 최고경영자(CEO)를 백악관 바로 앞에 있는 영빈관 블레어하우스로 초청했다. 참석자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체임버,구글의 에릭 슈미트,인텔의 폴 오텔리니,모토로라의 그레그 브라운,보잉의 제임스 맥너니,다우케미컬의 앤드루 리버리스,UBS의 로버트 울프 등이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경기 활성화와 고용 확대,무역 증진,성장잠재력 확충,기업 세제 개선,규제 완화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열린 태도를 보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오바마는 회동에 앞서 "미국의 성공을 이끄는 제1 엔진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인의 창의성"이라고 치켜세우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고용 확충과 성장을 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동이 끝난 뒤에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며 "기업인들도 협력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총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참석한 기업들은 현금 보유 상위 20위권에 포함된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에 따르면 시스코시스템스는 399억달러,구글 301억달러,인텔 183억달러 등이다.

브라운 모토로라 CEO는 회동 후 오바마 대통령을 "최고 세일즈 담당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정부가 최종 타결한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건설적인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