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김상철 부장판사)는 16일 경기도 안성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대표 공모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보좌관 김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있어 현 의원은 이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재판부는 "보좌관 김씨가 현 의원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들이 보도 직후 진술을 맞춘 점 등을 종합해볼 때 현 의원은 김씨와 공모해 공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 의원이 공씨에게 받은 1억원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차용금으로 봐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현 의원은 선고 직후 "당혹스럽다"며 "시간을 가진 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2008년 8월 공씨에게 돈을 요구해 보좌관 김씨를 통해 1억원을 전달받고, 그해 9월부터 작년 9월까지 9차례에 걸쳐 정치활동 경비 명목으로 3천만원을 받는 등 모두 1억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현 의원이 공씨로부터 받은 1억원은 정치자금이 아닌 차용금이고 3천만원 역시 정치활동 경비로 볼 수 없거나 보좌관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임수정 기자 rao@yna.co.kr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