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상증자를 하면서 2년 내에 상장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분이 좋네요. 두산엔진은 공모자금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부채비율도 낮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성희 두산엔진 대표이사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적 악화, 환손실 등 시장의 우려를 말끔하게 씻었다고 강조했다.

두산엔진은 지난해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25억원의 유상증자를 마무리짓고 1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두산엔진은 내년 1월 4일 상장될 예정이다.

두산엔진은 1999년 두산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2007년에는 10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올해 11월에는 세계 최단 기간 대형엔진 누계생산 7000만마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두산엔진은 주력 제품인 저속엔진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2위(24%)까지 달성한 회사지만 지난해 밥캣 인수 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 안전성이 문제가 됐다.

이 대표는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인식한 듯 "외환파생상품인 키코에 의한 환차손은 올 3분기말 기준으로 완전 해소됐으며 영업권 상각 등으로 인한 자회사의 지분법손실과 '마이너스' 이익잉여금도 개선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분법손실은 지난해 2241억원에서 올 3분기 1043억원으로 개선됐고 이익잉여금도 지난해 -5244억원에서 올 3분기 -4874억원으로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익잉여금은 앞으로 2~3년 내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채비율도 점차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공모자금 1170억원(발행제비용 제외) 중 863억원은 사채 및 신디케이트론 상환에 사용된다.

이 대표는 "두산엔진의 선박엔진사업은 전체 매출 중 해외 수출 비중이 94%로 압도적으로 높은데 외국 기업들은 부채비율에 민감해하더라"며 "현재 681%인 부채비율을 앞으로 300%대까지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엔진은 또 공모자금의 일부를 신사업에 투자해 조선 업황에 따라 실적이 변동하는 단점을 보완할 예정이다. 그는 "친환경·고효율의 선박기자재, 중속 디젤발전 기술 등을 개발 중"이라며 "비선박엔진 사업의 매출 비중을 2020년 40%까지 높이겠다"고 전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97% 증가한 2290억원, 순이익은 흑자전환한 560억원을 각각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대표는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기록할 것"이라며 "수주잔고도 올 3분기 기준 4조9000억원으로 과거 3년간 평균 매출(1조6000억원)보다 3배나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산엔진의 공모주식수는 모두 1050만주이며, 현재 공모가 예상밴드는 1만7200원~2만9000원이다. 기관들은 이날까지 두산엔진의 수요예측에 참여, 이 회사의 공모가를 산정하게 된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