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외환은행 간 인수 · 합병(M&A)으로 그동안 한국에서 보지 못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

2004년부터 2년간 외환은행장을 지냈던 로버트 팰런 컬럼비아대 교수(63 · 사진)는 16일 뉴욕 컬럼비아대 유리스홀 연구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다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어 M&A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은행은 무역,외환,파생상품,프로젝트 파이낸싱,투자은행 분야에서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라이빗 뱅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하나은행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면 '강한 은행'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은행의 장점을 잘 결합하면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팰런 교수는 이를 위해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출신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배구조가 바뀐다고 해도 과거 어디 출신인지를 따져 외환은행을 경영하면 원래 기대했던 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외환은행장으로 재직할 때 임직원들의 탁월한 능력을 직접 경험했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 부문 업무에 대해선 말단 직원들까지 실무에 밝을 정도로 다른 은행 임직원과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팰런 교수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적극적으로 인수한 것은 김 회장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어 가능했다"며 "김 회장 주도로 두 회사의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김 회장이 성공적인 M&A를 위해 자신을 만나기를 원한다면 외환은행의 강점을 설명하고 합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론스타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론스타 맨이 아니고 외환은행맨"이라고 선을 그었다.

팰런 교수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M&A가 한국 금융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파생상품과 외환옵션 및 스와프 분야는 물론 신상품 기업금융 무역금융에서 강한 은행이 출현하면 그만큼 한국 금융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한 은행 출현은 다른 은행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금융산업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지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격에 대해선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볼 때 시장 가격에 프리미엄을 더한 적정한 가격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 인수에 반발하는 데 대해선 "외환은행 노조는 은행의 미래를 가장 걱정하는 분별있는 조직"이라며 "M&A에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인수자 쪽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