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거가대로가 더 막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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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잘 만들어놓으면 뭐합니까. 다리에 접근하고 빠져나오는 데 2시간 이상 걸리는데…."
거가대로가 개통된 지 이틀째인 지난 15일 오후.거제 쪽에서 부산으로 빠져 나오는 거가대로 방면에서 만난 조선기자재업체 일성산업의 변희선 사장(49)은 혀를 내둘렀다. 그는 "거제도 삼성중공업에 업무협의를 하기 위해 오전 9시 집에서 나왔는데 가락 나들목에서 거가대교까지 접근하는 데 1시간 이상 걸렸고,거제 쪽 접속도로를 빠져 나오는 데도 1시간 정도 소요됐다"며 불평했다.
변 사장은 "40분쯤 걸린다던 거가대로가 교통체증으로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데 2시간 이상 걸리는 데 무슨 '꿈의 다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개통 첫날인 지난 14일 거제를 다녀온 경험도 곁들였다. "오전에는 아예 도로가 막혀 차가 움직일 생각도 안해 점심약속을 놓쳤다. 과거처럼 진해에서 차를 싣고 건너는 배를 이용하는 편이 오히려 더 나았을 것이다. "
거가대교가 개통됐지만 보완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거가대교를 포함한 거가대로만 개통했지,진출입 도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변 사장의 증언대로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부산 강서구 가락나들목에서 신항입구 부근 제1배후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었다. 인접 남해고속도로 일부 구간까지 대형 트레일러와 거가대로행 관광버스,승용차들이 뒤엉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배후도로 통과시간은 평소 15~20분이면 충분했지만 거가대교 개통 이후 1시간 이상 걸렸다. 차량들은 도로에 멈춰서기 일쑤였고,운행속도는 시속 5~10㎞로 떨어졌다. 컨테이너 화물기사 김영철씨(47)는 "보통 때도 교통체증이 심했는데 지금은 더하다"며 "물류수송에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려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문제는 당분간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거가대로가 개통될 경우 부산신항 배후도로가 일제히 막힐 것으로 예견됐는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가덕대로~송정IC(1.5㎞) 연결도로는 예산조차 없다. 강서구 송정동 녹산공단~가덕도 천가동 눌차항 간 해상복층 교량도 예산이 없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러다간 잘 만든 '꿈의 다리'가 '밉상다리'로 변질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태현 부산/사회부 기자 hyun@hankyung.com
거가대로가 개통된 지 이틀째인 지난 15일 오후.거제 쪽에서 부산으로 빠져 나오는 거가대로 방면에서 만난 조선기자재업체 일성산업의 변희선 사장(49)은 혀를 내둘렀다. 그는 "거제도 삼성중공업에 업무협의를 하기 위해 오전 9시 집에서 나왔는데 가락 나들목에서 거가대교까지 접근하는 데 1시간 이상 걸렸고,거제 쪽 접속도로를 빠져 나오는 데도 1시간 정도 소요됐다"며 불평했다.
변 사장은 "40분쯤 걸린다던 거가대로가 교통체증으로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데 2시간 이상 걸리는 데 무슨 '꿈의 다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개통 첫날인 지난 14일 거제를 다녀온 경험도 곁들였다. "오전에는 아예 도로가 막혀 차가 움직일 생각도 안해 점심약속을 놓쳤다. 과거처럼 진해에서 차를 싣고 건너는 배를 이용하는 편이 오히려 더 나았을 것이다. "
거가대교가 개통됐지만 보완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거가대교를 포함한 거가대로만 개통했지,진출입 도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변 사장의 증언대로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부산 강서구 가락나들목에서 신항입구 부근 제1배후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었다. 인접 남해고속도로 일부 구간까지 대형 트레일러와 거가대로행 관광버스,승용차들이 뒤엉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배후도로 통과시간은 평소 15~20분이면 충분했지만 거가대교 개통 이후 1시간 이상 걸렸다. 차량들은 도로에 멈춰서기 일쑤였고,운행속도는 시속 5~10㎞로 떨어졌다. 컨테이너 화물기사 김영철씨(47)는 "보통 때도 교통체증이 심했는데 지금은 더하다"며 "물류수송에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려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문제는 당분간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거가대로가 개통될 경우 부산신항 배후도로가 일제히 막힐 것으로 예견됐는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가덕대로~송정IC(1.5㎞) 연결도로는 예산조차 없다. 강서구 송정동 녹산공단~가덕도 천가동 눌차항 간 해상복층 교량도 예산이 없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러다간 잘 만든 '꿈의 다리'가 '밉상다리'로 변질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태현 부산/사회부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