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고수익을 노리고 이른바 창의주(株) 따라하기 하면 단언컨데 반드시 실패할 겁니다"

서재형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는 "현재 주도주가 아닌 앞으로 시장을 이끌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은 만큼 단기간에 큰 돈을 벌 요량으로 창의투자자문이 자문하는 종목을 따라서 사면 개인투자자들은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작심한 듯 말했다.
서재형 창의자문 대표 "창의株 따라하면 필패(必敗)할 것"

서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심팩빌딩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갖고 "창의투자자문의 자문형 랩 상품에 유입되는 자금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가팔라 고민"이라며 "투자자들이 최소 1년의 투자시계를 가지고 장기 성장형 종목을 고르는 제 투자철학의 진정성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펀드 붐의 주역인 서재형 대표와 족집게 시황전문가 김영익 부사장이 설립한 창의투자자문이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자 이 자문사가 편입한 종목들을 따라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있어왔다.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초기 편입종목에 대해서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고른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 하면서 초기 자금운용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업종 대표주 성격을 가진 초대형 우량주만 50% 이상 편입했다"면서 "시세가 수급에 휘둘리는 중소형 종목을 편입했다 시장에 혼란을 주면 그 책임을 누가 지겠느냐"며 고충을 토로했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KB금융 삼성물산 등 초기 편입종목도 누구나 아는 종목이지만 기업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염두에 둔 정밀한 분석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 부문 이외에 태양광과 풍력, 해양플랜트 등 세계 기후변화에 맞는 사업부문 비중이 크게 늘어 이익성장과 함께 주가 역시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주가 많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려했던 부정적인 요인이 많이 해소됐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서 대표는 "비전문가가 최고경영책임자로 영입되는 등 과거 금융기업들의 행태를 보면서 지난 10년 간 가장 싫어했던 업종이 바로 금융업종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악재들이 하나둘 걷히고 있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지난친 관심과 충격을 고려해 평범하다고 볼 수 있는 종목들로 짠 초기 포트폴리오는 보이지 않는 미세조정으로 서 대표의 고유색깔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이 수십개 자문사와 계약을 맺고 자문형 랩을 판매하면서 경마식 수익률 경쟁으로 내모는 현실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란 질문엔 단기 수익률로 대표되는 그동안의 투자자문사 평가 기준에 대해 연연하지 않고 초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단기 성과를 바라고 창의투자자문의 자문형 랩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는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것이란 얘기다.

그는 "주식을 매매의 대상으로 생각한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절대 큰 돈을 벌지 못했다"면서 "주식을 통해 기업의 비전과 성장성을 샀다면 최소 1년 이상은 기다려야 성과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코스피지수는 두배 올랐지만 삼성 LG 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 등 성장형 종목은 10배 이상의 상승했다는 것.

시장과 언론의 지나친 관심에 대해서도 심적 부담을 털어놨다.

서 대표는 "지금 좋은 종목이 아니라 앞으로 좋아질 종목을 사는 투자스타일을 고집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한해도 주식으로 져본 적이 없다'며 "하지만 지금은 과도한 관심이 부담이 되고 있어 빨리 시장에서 잊혀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창의투자자문은 서 대표와 김영익 부사장의 유명세로 지난 13일 이후 사흘동안 자문형 랩 상품에 579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3년 이상 투자 의향이 있는 투자자만 받는 장기성장형(Closed) 자문형 랩과 정통 액티브(Active)형 자문형 랩 등의 신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오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