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함께 대한통운 공개 매각을 추진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교환사채(EB) 만기 상환액을 갚고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 회생 작업에 투입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그룹 차원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사실상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산은 및 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 25.6% 중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는 지분 24.0%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박삼구 금호 회장도 이 같은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도 지난 13일 인수한 대우건설의 대한통운 보유 지분 24.0%를 금호 측과 함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호와 산은은 이를 위해 이달 초부터 협의에 들어갔다. 이미 대한통운 인수 후보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태핑)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산은과 매각 가격,시기 등에 대한 협상을 마치고 내달부터 본격적인 공개 매각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호 측과 대우건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48.0%의 시가는 약 1조원이다. 공개 매각이 이뤄질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 매각 대금은 총 1조7000억~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 SK 롯데 포스코 한진 STX CJ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