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자문사에 견제구?…'랩 편입株'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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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ㆍ창의자문 선호
삼성전자ㆍKB금융 대량매도
운용사 "환매로 비중 축소"
삼성전자ㆍKB금융 대량매도
운용사 "환매로 비중 축소"
투자자문사들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종목을 자산운용사들이 팔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주식형펀드 환매 압박에 시달리는 운용사들이 자문형 랩으로 덩치를 키워가는 자문사들에 '견제구'를 던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운용사들은 유망 업종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된 것일 뿐,자문사의 운용 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굳이 견제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자문사로 쏠리면서 운용사 펀드매니저들도 자문형 랩 동향에 예민해진 것은 사실이다.
◆자문사 선호 종목에 운용사 매도 몰려
16일 코스피지수는 운용사(투신권)들이 2409억원 순매도한 영향으로 0.41%(8.24포인트) 내린 2009.24로 마감,나흘 만에 약세로 전환했다. 이날 운용사들은 KB금융(321억원) 삼성물산(209억원) 등을 내다팔았다.
운용사의 매도 종목 중 상당수는 자문형 랩으로 돌풍을 일으킨 브레인투자자문과 한국창의투자자문 등의 포트폴리오 종목과 겹쳐 관심을 모은다. 창의자문이 운용을 시작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운용사들은 삼성전자 1373억원,KB금융 669억원 등을 팔아치웠다. 두 종목 모두 브레인과 창의자문이 선호하는 종목이지만 공교롭게도 운용사의 대량 매도로 인해 삼성전자는 사흘째,KB금융은 이틀째 주가가 내렸다.
증권가에선 자문사 수익률이 올라가는 데 대한 운용사들의 '견제심리'가 깔려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900대에 진입한 지난 10월15일 이후 두 달간 국내 자문형 랩 규모는 3조2981억원에서 4조6660억원으로 41% 급증했다. 반면 운용사의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3조1285억원이 순유출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창의자문이 자문형 랩 영업을 시작한 13일 미래에셋운용의 펀드가 1800억원가량 환매됐는데,이 중 800억원 정도는 미래에셋증권이 판매하는 창의자문의 자문형 랩에 유입됐다"며 "환매 압박이 큰 대형 운용사들은 환매자금이 자문형 랩으로 옮겨가는 게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문사들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주가 더 갈 것으로 보는 반면 운용사들은 그동안 덜 올랐던 조선 건설주 등으로 타깃을 전환하고 있다"며 "펀드매니저들의 견해차에 따라 자문사와 운용사의 매매도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 "우연의 일치일 뿐"
운용사들은 자문사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일부 종목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데 대해 '우연의 일치'라는 주장이다. 자문사가 선호하는 대형 우량주의 상당수가 펀드에 편입돼 있는데 환매로 편입 비중을 줄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A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대형주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매매가 잦기 때문에 자문사들이 보유한 종목을 운용사들이 많이 매매하게 된다"며 "자문사가 많이 사서 주가가 올랐다면 펀드매니저 입장에선 파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자문형 랩 규모가 커지니 펀드매니저들이 편입 종목에 당연히 관심을 갖게 되고 일부 매니저들은 매매에 반영하지만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액티브(일반주식형)펀드를 운용하면서 자문형 랩을 의식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펀드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민하지 자문형 랩 수익률을 끌어내리려고 펀드 종목을 일부러 싸게 판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운용사가 주식 매매를 통해 자문형 랩을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자문사들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펀드 환매가 나오니까 운용사도 팔 수밖에 없는 것이지 별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펀드매니저마다 종목에 대한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확대 해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현우/서보미 기자 hkang@hankyung.com
이에 대해 운용사들은 유망 업종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된 것일 뿐,자문사의 운용 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굳이 견제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자문사로 쏠리면서 운용사 펀드매니저들도 자문형 랩 동향에 예민해진 것은 사실이다.
◆자문사 선호 종목에 운용사 매도 몰려
16일 코스피지수는 운용사(투신권)들이 2409억원 순매도한 영향으로 0.41%(8.24포인트) 내린 2009.24로 마감,나흘 만에 약세로 전환했다. 이날 운용사들은 KB금융(321억원) 삼성물산(209억원) 등을 내다팔았다.
운용사의 매도 종목 중 상당수는 자문형 랩으로 돌풍을 일으킨 브레인투자자문과 한국창의투자자문 등의 포트폴리오 종목과 겹쳐 관심을 모은다. 창의자문이 운용을 시작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운용사들은 삼성전자 1373억원,KB금융 669억원 등을 팔아치웠다. 두 종목 모두 브레인과 창의자문이 선호하는 종목이지만 공교롭게도 운용사의 대량 매도로 인해 삼성전자는 사흘째,KB금융은 이틀째 주가가 내렸다.
증권가에선 자문사 수익률이 올라가는 데 대한 운용사들의 '견제심리'가 깔려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900대에 진입한 지난 10월15일 이후 두 달간 국내 자문형 랩 규모는 3조2981억원에서 4조6660억원으로 41% 급증했다. 반면 운용사의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3조1285억원이 순유출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창의자문이 자문형 랩 영업을 시작한 13일 미래에셋운용의 펀드가 1800억원가량 환매됐는데,이 중 800억원 정도는 미래에셋증권이 판매하는 창의자문의 자문형 랩에 유입됐다"며 "환매 압박이 큰 대형 운용사들은 환매자금이 자문형 랩으로 옮겨가는 게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문사들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주가 더 갈 것으로 보는 반면 운용사들은 그동안 덜 올랐던 조선 건설주 등으로 타깃을 전환하고 있다"며 "펀드매니저들의 견해차에 따라 자문사와 운용사의 매매도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 "우연의 일치일 뿐"
운용사들은 자문사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일부 종목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데 대해 '우연의 일치'라는 주장이다. 자문사가 선호하는 대형 우량주의 상당수가 펀드에 편입돼 있는데 환매로 편입 비중을 줄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A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대형주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매매가 잦기 때문에 자문사들이 보유한 종목을 운용사들이 많이 매매하게 된다"며 "자문사가 많이 사서 주가가 올랐다면 펀드매니저 입장에선 파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자문형 랩 규모가 커지니 펀드매니저들이 편입 종목에 당연히 관심을 갖게 되고 일부 매니저들은 매매에 반영하지만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액티브(일반주식형)펀드를 운용하면서 자문형 랩을 의식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펀드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민하지 자문형 랩 수익률을 끌어내리려고 펀드 종목을 일부러 싸게 판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운용사가 주식 매매를 통해 자문형 랩을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자문사들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펀드 환매가 나오니까 운용사도 팔 수밖에 없는 것이지 별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펀드매니저마다 종목에 대한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확대 해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현우/서보미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