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북한통'으로 알려진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16일 오후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중국의 6자회담 제안 이후 한반도 외교전이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처드슨 주지사의 이번 방북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5시36분 "빌 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일행이 오늘 비행기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 목적,북한 내 일정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리처드슨 주지사는 1990년대 두 차례에 걸쳐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의 석방을 이끌어낸 바 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날 베이징에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으로 향하기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방북 기간에 북한의 통치자들(rulers)로부터 메시지를 받기를 희망한다"며 "북한에 줄 내 메시지는 우리는 평화가 필요하며 공격적인 행동을 멈추라는 것이고 (북한이) 남한을 존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나를 부를 때는 뭔가 친절한 메시지를 전하려 할 때였다"면서 "그러나 방북 기간에 누구를 만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개인 자격으로 방북한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 측에 영변 핵 시설 방문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그는 오는 20일까지 북한에 머무른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북 · 미 양자대화를 요청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의 방북길에 CNN 취재진의 동행을 허용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워싱턴=김홍열 기자/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