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글로벌 제약업체들이 아시아 시장 선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국적 제약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시장은 중국이다.세계 최대 제약회사인 화이자는 몇년 전부터 간질환 치료용 소염제를 생산하며 중국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건강식품 제조업체인 존슨앤존슨 역시 중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전염병을 연구하기 위해 베이징의 한 대학과 공동 작업을 시작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도 중국 난징에 본부를 둔 심시어 그룹과 암 처치제 개발을 위해 제휴했다.

서방세계에서 쓰이는 약을 주로 개발하던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아시아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시아 지역이 신기술 개발에 유리하고 시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동안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서방과 다른 아시아 지역의 의료환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의약품과 관련한 실험을 하긴 했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의약품 특허를 받기 위해 임상실험을 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간 질환이나 특정 암,일부 전염병 등은 중국이나 태국 같은 나라에서 훨씬 많이 발생하는 데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판매 중인 약품들은 개발 후 오랜 기간이 지난 것들이어서 제품을 다양화하기 위해선 아시아에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아시아의 인구나 시장 성장 속도를 볼 때 서방 제약회사들에 아시아는 매력적인 시장이다.홍콩 투자기업 CLSA의 데이비드 마리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만 연간 약 400억달러어치의 약이 판매되고 있으며,이 시장은 연간 25%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미국이나 유럽 제약부문 성장률은 연 2%에서 5%에 불과하다.

미국과 유럽의 제약회사들은 아시아 지역에 연구개발 및 제조설비를 갖추기 위해 지난해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CLSA는 분석했다.실제로 바이엘의 경우 지난달 직원 감축을 발표하면서 이로 인해 절약되는 비용을 아시아에서 2500명을 채용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