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시대가 다시 열렸지만 중소형주 투자자들의 마음은 가볍지 않다.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이 계속되면서 중소형주는 오히려 소외됐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9.4%에 달하지만 중소형주가 대부분인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0.3% 떨어지며 뒷걸음질 쳤다. 유가증권시장 내에서도 소형주는 15.9% 상승에 그쳐 부진했다.

하지만 내년엔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많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로 유동성이 증시로 계속 유입되면서 저평가된 중소형주가 대형주와의 가격 차이를 좁혀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종목별 차별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변준호 유진증권 스몰캡팀장은 "지금도 실적 개선이 진행 중인 일부 중소형주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수 핵심종목 중심의 집중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규봉 신영증권 스몰캡팀장도 "종목별 성장 모멘텀이나 녹색성장,중국 내수 수혜와 같은 주가상승의 모멘텀이 없는 종목들은 앞으로도 주가가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형주 중에서도 유망 종목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증권사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은 대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부품 · 장비주,신재생에너지 관련주 등을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

◆대기업과 상생하는 부품 · 장비주 주목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등의 부품 · 장비주들이 애널리스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에 LCD 물류장비를 공급하는 톱텍은 올 하반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로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장비를 수주하며 제품 구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됐다. 반도체 공정 등에 사용되는 클린룸 전문 설비기업 신성ENG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공격적인 중국 설비투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3D 검사장비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고영도 추천목록에 올랐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AMOLED 장비 개발업체인 에스엔유와 AMOLED 핵심재료 국산화 선두업체인 덕산하이메탈은 관련 분야 선두업체로 도약하며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신재생에너지 약진 기대

태양광과 원자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경쟁력이 있는 중소형주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SDN은 두 명이 동시에 추천, 내년 기대주로 꼽혔다. 태양광 시스템업체인 SDN은 내년부터 불가리아 등 해외에서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원자력발전용 계측기를 한국수력원자력에 독점 납품하는 우진은 원전 설비에 30조원을 투자하는 정부 전력수급안의 핵심 수혜주로 꼽혔다.

태양광용 잉곳 생산업체인 웅진에너지도 추천을 받았다. 한병화 현대증권 스몰캡팀장은 "미국 최대 태양광 업체인 선파워의 전략적 공급업체로서 미국 태양광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납축전지 업체인 세방전지는 차량 내 전기 구동장치가 증가하면서 납축전지의 교체주기가 짧아지고 있어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포스코그룹 내 제철 화학 핵심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는 포스코켐텍,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수요가 증가할 리노공업 등도 유망주에 올랐다.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