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업종별, 종목별 빠른 순환매가 이뤄지며 고점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그룹주들의 등락도 눈에 띄고 있다.

삼성그룹주가 대규모 인사에 따른 '젊은삼성'기대로 들썩인 데 이어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주가 기업 인수·합병(M&A) 진통으로 연일 등락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호그룹주도 대한통운 매각으로 들썩이고 있다.

수급에 따른 업종, 종목별 순환매와는 다르지만 재료에 따라 그룹주들도 순차적인 상승과 하락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계열사가 보유 중인 대한통운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이날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에 대한통운 지분매각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주들이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호산업은 7% 이상 급등하고 있고 대우건설, 아시아나항공도 각각 2.81%, 1.41% 오르고 있다. 대한통운은 3.88%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평가도 긍정적이다. KB투자증권은 대한통운 매각 이슈가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 놨다.

이 증권사 송창민 연구원은 "대한통운 매각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대한통운 주가가 9만원 수준까지 상승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대한통운이 주당 10만원에 매각된다면 평가손실은 3879억원에 불과해 자본잠식 우려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만약 대우건설이 보유한 지분과 묶여서 매각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란 호재도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그룹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2차 대출확인서에 대해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날 현대그룹 계열사들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상선은 1.53% 오르고 있고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증권은 각각 10.61%, 3.27% 상승하고 있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는 보합권에 머무는 등 현대차그룹주는 부진한 흐름이다. 다만 현대차는 1.4% 오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이 주당 8800원의 중간 배당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1.77%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배당으로 하나금융지주는 1조9000억원 달하는 자금을 배당받게 돼 외환은행 인수자금 조달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STX그룹주들은 계열사인 STX유럽의 쇄빙선 수주 소식에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STX엔진은 7% 이상 급등하고 있고 STX, STX조선해양도 4%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STX팬오션 역시 2% 이상 강세를 기록중이다.

앞서 이달 초에는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단행되면서 삼성그룹주들이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은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고 삼성물산 등도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었다.

삼성전자는 업황 바닥과 미국 소비 확대 수혜 기대감까지 작용하며 지난 14일 93만7000원까지 오르며 코스피 2000선을 이끌기도 했다.

코스피시장 대장주가 있는 삼성그룹주 외에는 지수에 영향을 미칠 만큼 시가총액이 크지는 않지만 이같은 그룹주들의 순환매(?)는 마땅한 모멘텀이 없는 증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속에 이날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202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M&A는 글로벌 증시에서도 상승 호재로 꼽히는 재료이다.

다음은 어떤 그룹주가 어떤 재료로 순환매 장세에 동참할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