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입장에서는 '2000'이라는 숫자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지금 주식을 사면 너무 늦지 않을까'하는 고민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내년에는 2000포인트 중반 수준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내년엔 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유럽 국가들의 재정 불안 등 각종 리스크들이 증시 주변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이 내년 증시를 밝게 보는 이유는 글로벌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고,국내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조만간 경기선행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떤 종목을 살 것인가다. 내년 증시의 흐름에 대해서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패턴을 보일 것이란 전망과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띨 것이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향후 주목해야 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2000선 회복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정보기술(IT)주와 금융주에 주목할 것을 모든 전문가들이 권하고 있다. 이미 IT주와 금융주는 유가증권시장의 주요 업종 중 이달 들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90만원 선을 돌파했으며,한때 10만원을 밑돌던 LG전자 역시 12만원 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한지주 기업은행 등 금융주들도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0% 이상 뛰었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와 은행업종은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면서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두 업종의 주가는 실적개선 초기 국면에서 강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선제적으로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