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최완희씨(44)는 코스피지수가 3년여 만에 2000선을 넘어선 지난 14일 주가연계증권(ELS)에 여윳돈 3000만원을 투자했다. 주식투자를 하고 싶었지만 개별 종목에 베팅하기에는 부담스러워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최씨는 "이미 지수가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직접 투자보다 ELS가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스피 2000 시대를 맞아 ELS,주가연계펀드(ELF),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에 대한 큰 부담없이 '금리+알파(α)'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기예금 이상 수익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주가지수나 특정종목의 주가 변동 폭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로 짜여진 상품이다. ELF는 구조가 똑같은 ELS를 여러 개 편입하는 것으로 ELS와 사실상 동일한 상품이다.

ELS와 ELF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정 구간 내 있으면 대개 연 10~30%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내년 제한적인 증시 상승이나 횡보장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상승장을 전망하더라도 개인들은 직접투자로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식과 연계된 안정적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며 "ELS는 원금비보장형이 많지만 주가가 제한적인 범위까지만 떨어지면 원금 대부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 유형이 나와 있어 시장 전망에 따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녹아웃(knock out)형'은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의 주가가 녹아웃 영역을 초과해 상승하면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는 만큼 내년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라면 적합하지 않다. 자산평가 기준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낮아지는 '스텝다운(step down)형'은 평가기간 동안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제한선 밑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만기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해야만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만기가 긴 상품을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금리형 DLS도 인기

DLS는 원자재,신용,환율,금리 등 주가를 제외한 모든 자산의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다. 코스피지수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부담스러운 투자자가 주가와 연계되지 않은 투자 상품으로도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기초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해 대부분 원금보장형으로 출시돼 있어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DLS는 기초자산의 전망에 따라 유망한 상품을 선택하는 게 투자의 핵심이다. 최근엔 금리형 상품이 인기다. 가령 대우증권이 최근 판매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기초한 DLS는 발행 후 1년 3개월까지는 분기별로 연 6.5%,이후에는 이전 3개월간 유효구간 누적 수익을 기준으로 결정된 금리가 지급된다. 이정환 대우증권 파생상품영업부 차장은 "대개 DLS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올라가지 않으면 원금만 건지게 되지만 금리형 DLS는 기초자산의 유효구간이 넓은 데다 CD금리가 급변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시장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