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17일 하이닉스를 상대로 제기한 991억원 규모의 구상금청구 소송(1심)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현대증권이 하이닉스 대신 현대중공업에 지급한 약정금 991억원을 돌려받는 소송이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1997년 현대그룹의 국민투신 주식을 담보로 외자를 유치하면서 국민투신 주가 하락에 대비해 당시 현대그룹 계열사였던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재매수 약정을 받았다. 이후 하이닉스는 캐나다은행 CIBC에 주식을 매각했는데 3년 후 국민투신 주가가 하락하자 CIBC가 재매매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CIBC가 재매매청구권을 행사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현대증권과 하이닉스를 상대로 약정금 소송을 제기했고 2009년 현대증권과 하이닉스가 연대해 1929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당시 현대증권은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현대중공업에 대해 주식재매매약정으로 인한 손해를 책임지겠다는 각서를 이사회의 결의 없이 써준 점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현대중공업의 손해금액 절반 991억 원을 지급했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하이닉스가 현대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2118억원 청구소송에서는 원고 전부 패소판결을 내렸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