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공모가에 기업 유상증자 청약 대규모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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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상승 랠리에 편승한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무리한 발행가를 책정,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동부생명이 12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을 지난 13,14일 이틀간 받은 결과 경쟁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표 주관사인 동양종금증권을 통한 청약 경쟁률은 약 31%였고,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 동부증권 창구의 경쟁률은 28.6%에 불과했다. 청약 미달로 인한 실권주 830억원 어치는 동양이 573억원, 동부가 256억원씩 떠안았다. 실권이 나면 주관 증권사가 인수하는 잔액인수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를 빚은 것은 기관 투자자들의 소극적 참여 탓이다.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배정받은 물량의 절반인 420억원 어치를 기관에 배정했으나, 기관의 청약 금액은 7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기관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그만큼 떨어졌다.
두 증권사는 향후 실권주 처리 문제를 협의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나, 물량이 워낙 많아 단기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사정이 이렇게되자 발행가가 너무 높게 정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험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기관 투자자들을 유인할 만한 발행가를 제시하지 못한 게 청약 미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생명보험사의 적정가치는 조정 순자산가치에 보유계약가치를 더한 내재가치(EV)를 몇 퍼센트 프리미엄, 혹은 디스카운트해서 산정한다"며 "문제는 보유계약가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 평가 기관에 따라 EV 자체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 업종의 적정가치 평가가 어려운데다 동부생명의 경우 비상장사여서 얼마만큼의 투자매력이 있는지 판단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유상증자의 대표 주관사인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을 비롯해 최근 상장한 생명보험사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고, 이 때문에 생명보험 산업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게 청약 미달의 주된 이유로 본다"면서 발행가가 높다는 지적에 맞섰다.
이에 앞서 이달 초에는 코스닥 기업 에이프로테크놀로지의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에서도 대규모 실권이 발생, 144억원 어치의 주식을 주관사였던 동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떠안기도 했다. 이들 증권사는 발행가(100원) 보다 낮은 주당 80원대에 블록딜(대량매매)로 실권주를 대부분 정리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동부생명이 12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을 지난 13,14일 이틀간 받은 결과 경쟁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표 주관사인 동양종금증권을 통한 청약 경쟁률은 약 31%였고,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 동부증권 창구의 경쟁률은 28.6%에 불과했다. 청약 미달로 인한 실권주 830억원 어치는 동양이 573억원, 동부가 256억원씩 떠안았다. 실권이 나면 주관 증권사가 인수하는 잔액인수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를 빚은 것은 기관 투자자들의 소극적 참여 탓이다.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배정받은 물량의 절반인 420억원 어치를 기관에 배정했으나, 기관의 청약 금액은 7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기관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그만큼 떨어졌다.
두 증권사는 향후 실권주 처리 문제를 협의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나, 물량이 워낙 많아 단기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사정이 이렇게되자 발행가가 너무 높게 정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험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기관 투자자들을 유인할 만한 발행가를 제시하지 못한 게 청약 미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생명보험사의 적정가치는 조정 순자산가치에 보유계약가치를 더한 내재가치(EV)를 몇 퍼센트 프리미엄, 혹은 디스카운트해서 산정한다"며 "문제는 보유계약가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 평가 기관에 따라 EV 자체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 업종의 적정가치 평가가 어려운데다 동부생명의 경우 비상장사여서 얼마만큼의 투자매력이 있는지 판단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유상증자의 대표 주관사인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을 비롯해 최근 상장한 생명보험사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고, 이 때문에 생명보험 산업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게 청약 미달의 주된 이유로 본다"면서 발행가가 높다는 지적에 맞섰다.
이에 앞서 이달 초에는 코스닥 기업 에이프로테크놀로지의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에서도 대규모 실권이 발생, 144억원 어치의 주식을 주관사였던 동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떠안기도 했다. 이들 증권사는 발행가(100원) 보다 낮은 주당 80원대에 블록딜(대량매매)로 실권주를 대부분 정리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