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베트남에서 30억달러(3조4500억원) 규모의 대형 화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따냈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액 6조2800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두산중공업은 1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서동수 부사장과 베트남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달 초 베트남 AES-VCM사와 13억달러(1조4950억원) 규모의 베트남 몽중2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보름여 만에 또 대규모 수주를 따냈다. 9월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단일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4조원 규모의 라빅6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글로벌 화력발전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은 두산중공업만이 아니다. 국내 플랜트 업체들의 화력발전소 건설 수주액은 올 4분기에만 줄잡아 100억달러를 웃돌 정도다. 수주 대상 지역도 인도와 베트남,중동 지역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초 인도 발전업체 히라난다니그룹의 자회사인 H에너지로부터 15억달러(1조7000억원)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SK건설도 지난달 말 터키에서 6억9850만유로(1조1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따냈다. 한국전력은 15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가스복합화력 발전사업 수주에 성공했으며,GS건설은 독일 지멘스와 공동으로 오만에서 총 13억달러(1조5000억원)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 2건을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 건설 수주물량(17일 기준)은 총 661억달러다. 이 중 플랜트 분야가 80%가량인 543억달러를 차지했다. 나머지 20%는 토목 · 건축 · 전기 분야 물량이다. 플랜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올린 분야는 화력발전소 공사로,총 수주물량은 304억달러에 이른다. 올해 전체 해외 건설 수주 물량의 절반가량을 화력발전소 공사로 따낸 셈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발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국내외 발전소 시운전 및 운영과정에서 쌓인 기술력과 노하우 때문이다.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해온 점도 경쟁력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종한 해외건설협회 정보기획실장은 "세계적으로 중동 북아프리카 동남아 등 개도국들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이나 유가 상승에 따른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화력발전소 공사 발주가 크게 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발전소 건설 경험이 많고 기술력이 뛰어나 수주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장창민/이정선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