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에 반도체 공장] 평택에 차세대 P램 생산기지…글로벌 최대 IT벨트 만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 시설로는 미래수요 감당 못해…태양광 등 신사업 거점으로 활용
수원-기흥-화성-평택-탕정, 모든 사업장 60㎞ 반경 내 집결
23일 평택시와 MOU
수원-기흥-화성-평택-탕정, 모든 사업장 60㎞ 반경 내 집결
23일 평택시와 MOU
삼성전자가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미래 사업확장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모두 2조4000억원을 들여 수도권에 392만㎡(118만여평)의 대규모 부지를 조성하면 반도체 라인 증설과 함께 미래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때를 겨냥한 사업장 후보지까지 선점할 수 있게 된다.
평택 고덕 공장이 들어서면 삼성전자는 수원-기흥-화성-평택-탕정을 잇는 수도권 정보기술(IT)벨트를 완성한다. 세계 최대 IT 복합 생산단지다. 경기도와 삼성전자는 23일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공장 건설 작업을 본격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업계 일각에선 그러나 부지 매입부터 공장 완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공장 부족 해소
삼성전자가 평택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현재 공장시설로는 미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현재 건설 중인 라인까지 합치면 기흥에 10개,화성에 7개 반도체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화성 공장에는 라인 2~3개를 증설할 수 있지만,이 정도로는 반도체의 장기적인 수요 증가를 충족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반도체 가격은 떨어지더라도 세계 반도체 수요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력인 D램 세계 시장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와 함께 앞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평택 고덕사업장에서 P램 등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을 반도체뿐 아니라 그동안 추진해 온 다양한 신사업 거점으로도 활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 2020년 매출 4000억달러라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어 기존 사업뿐 아니라 헬스케어,태양전지 등 신사업에도 평택공장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리적 이점도 탁월
이번 결정에는 평택의 지리적 이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도권에서 평택만한 대규모 공장부지를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삼성 측 판단이다. 수도권 규제완화가 쉽지 않은데다 공장지대로 대규모로 개발할 만한 땅도 별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평택공장이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 인력 수급도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으로 내려가고 싶어도 공장에서 일할 인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산업계의 공통된 과제다.
본사와 공장이 밀집해 있으면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삼성 특유의 경영철학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과거 일본의 한 회사를 둘러본 후 "공장과 본사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경영효율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서초타운에 계열사를 집결시킨 것도 이 같은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평택공장이 들어서면 삼성은 수원-기흥-화성-평택-탕정 사업장이 60㎞ 반경 내에 집결하게 됨으로써 물류 등에서 다양한 시너지효과를 누릴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난관도 적지않게 남아있다. 23일 맺는 협약은 단순한 MOU 수준이기 때문에 입주 조건이 맞지 않으면 양측 모두 파기할 수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평택은 여러 곳의 검토 지역 중 하나"라며 "향후 여러 가지 조건을 보고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덕국제신도시 개발 스케줄에 따라 실제 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2018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산업계의 판도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입주할 업종과 규모 등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준/김현예 기자 junyk@hankyung.com
◆ P램
코드 및 데이터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낸드·노어 플래시 메모리의 장점을 갖춰 일명 '퍼펙트 램'이라 불리는 차세대 메모리 제품이다. 휴대전화에 P램을 탑재하면 종전에 비해 예비동작 없이 바로 데이터를 읽고,배터리 사용시간을 20% 이상 늘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