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에 반도체 공장과 함께 헬스케어,태양전지 등의 신사업을 위한 생산 공장과 연구 · 개발(R&D) 센터를 짓기로 했다.

세종시를 삼성 전자계열사 신사업의 '허브'로 활용하려던 계획이 국회의 세종시 수정안 부결로 백지화된 만큼 세종시를 염두에 두고 진행했던 사업들 중 상당수가 평택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고덕국제신도시에 확보한 부지 면적이 수원 사업장의 2배가 넘는다는 것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당초 삼성은 세종시에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연료전지 관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평택행도 세종시 입주 기업의 U턴 사례로 봐야 한다"며 "다른 세종시 입주 예정기업들도 속속 다른 지역에서 신사업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세종시 입주 예정이었던 국방미래기술연구소를 대전에 짓기로 했다. 한화는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3만6000㎡ 부지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 투자 양해각서를 대전광역시와 맺었다. 국방미래기술연구소는 내년 기반시설 공사에 들어가 2013년 완공될 예정이다. 국방미래기술연구소와 함께 세종시로 갈 예정이었던 태양광 설비 공장의 위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 다른 세종시 이주 예정 기업이었던 웅진에너지도 대전에 둥지를 틀기로 했다. 웅진에너지는 대전 대덕테크노밸리에 세종시에 만들기로 했던 3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웅진에너지는 현재 대덕테크노밸리 내에 태양광 잉곳(태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결정으로 만든 것)과 웨이퍼(반도체를 만드는 토대가 되는 얇은 판) 등을 생산하는 제1~2공장을 운영 중이며 태양광 발전용 제3공장을 테크노밸리 내 나노팹 예정용지에 지을 예정이다.

세종시에 식품 바이오연구소를 설립키로 했던 롯데그룹은 원점에서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예정대로 식품 바이오연구소를 설립할 여건이 못 된다"며 "괜찮은 조건의 투자 부지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