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들이 러시아 연방 자치공화국 가운데 한 곳인 바시코르토스탄의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됐다. 바시코르토스탄 정부가 가로등 및 가정용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데,이에 필요한 물량을 국내 중소기업이 현지에 짓는 합작회사에서 조달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내 중소 조명업체 KE&S홀딩스(대표 김토일)는 바시코르토스탄 현지기업인 '7콘티넌트(7Continent)'와 LED조명 합작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KE&S와 7콘티넌트는 합작사 명칭을 '선팩'으로 정하고 내년 중 바시코르토스탄 현지에 3000평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어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2만평으로 늘릴 계획이다. 초기 자본금은 30억원이며 LED조명 설비 등 설치비용을 합한 총 투자비는 450억원가량이다. 국내에서는 KE&S가 현지 합작사 운영 · 마케팅 등을 맡고 대성엔텍 삼익전자 솔라루체 이지닉스 엔아이테크 테크자인 등 9개 중소 기업들이 생산을 맡는다. 바시코르토스탄에서는 알리안스그룹 계열사인 '7콘티넌트'가 합작파트너로 참여하고,또 다른 현지기업인 우랄소프트가 유통 · 판매를 맡는다.

바시코르토스탄 정부는 이 합작사에 LED조명을 조달하는 독점권을 준다는 방침이다.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협약식에 참석한 로베르트 바가포프 바시코르토스탄 산업부장관은 "러시아는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수요가 많지만 시설 및 인프라는 부족하다"며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전기소비가 많은 백열등 가로등을 LED로 교체하고 가정 내 조명도 LED로 교체한다는 게 우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KE&S와 7콘티넌트는 바시코르토스탄 수도 우파지역의 LED조명 수요만 장기적으로 1000만개(낱개 기준)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시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러시아 LED시장 전체를 공략하는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바가포프 장관은 "이번 LED조명 합작사 설립 건은 연방정부에도 보고했다"며 "(이번 협력은) 한국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러시아 LED시장 전체를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