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증시 낙관론' 위협할 2011년 2대 악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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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환율전쟁 재연될 수도
'버냉키 입지' 예전만 못해
美양적완화 철회여부도 주목
'버냉키 입지' 예전만 못해
美양적완화 철회여부도 주목
2011년 새해를 앞두고 글로벌 증시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런 만큼 내년에도 증시가 오를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주요 예측기관이 예상하는 내년 거시경제 여건은 올해보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된다 해도 증시 흐름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세다. 기업 이익 증가율도 올해보다 둔화되겠지만 절대 수준에 비해 주가가 여전히 낮아 내년에는 주가 미반영분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 이뤄져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낙관론이 쏟아질 때 주식 투자자들은 예상되는 악재에 미리 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년에도 증시를 낙관하는 이상으로 많은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주요 예측기관들은 내년이 '불확실성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예측기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가장 큰 악재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글로벌 불균형이 확대됐고 그 정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전쟁 같은 갈등은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위안화 절상을 놓고 벌이는 미 · 중 간 마찰에서 볼 수 있듯 인위적인 압력 등 비시장적 수단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글로벌 불균형 해결책을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2차 양적완화 정책이다.
올 8월 이후 미 · 중 간 무역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불거진 것도 당시부터 추진했던 양적완화 정책 때문이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에 추진됐던 1차 때와 달리 이번처럼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국채를 매입할 경우 국채 수익률은 떨어진다. 최근처럼 주요국 간 통화가치 결정에서 금리차가 최대 결정요인인 상황에선 달러화 가치는 약세가 된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경상수지 관리목표제와 같은 구체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전쟁이 외형상 누그러지고 있는 것은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금리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두 달 전 연 2.4%대에서 최근 연 3.5%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달러화 가치도 회복되고 있다.
그런 만큼 글로벌 환율전쟁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미 국채 수익률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FRB가 국채 매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도 국채 수익률이 올라가는 것은 과잉유동성 우려에 따라 물가가 올라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때문이다. 이때 향후 국채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 민간에서 내다파는 국채 물량이 FRB의 매입분보다 많아지면 국채시장엔 '초과공급(over supply)'이 발생한다.
초과공급 상황이 지속되면 가장 곤혹스러워 할 사람이 벤 버냉키 FRB 의장이다. 국채 수익률이 올라가면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할 근거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달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추진할 뜻을 피력했지만 오히려 이때부터 월가와 학계를 중심으로 양적완화 지속 여부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버냉키 의장의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올 7월부터 추진된 단일 금융개혁법에서는 의회가 FRB를 견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고 지난달 초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영향력이 대폭 강화됐다. 이미 중간선거 이후 열리고 있는 각종 의회 청문회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추진했던 통화정책에 대한 비판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내년 들어서는 그 강도가 세지고 빈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증시의 예상 악재 가운데 글로벌 환율전쟁 이상으로 양적완화 정책이 언제 철회될 것인가도 주목해야 한다. 이 같은 양대 악재를 포함해 내년 예상되는 악재들을 평가해 보면 다행히 증시 흐름을 과도하게 꺾어놓을 만한 고위험은 적고,그것도 특정 조건(예를 들어 민간 자율적인 고용창출)이 충족될 경우에만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현 시점에서 악재를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이런 악재가 발생하면 투자자들과 증시가 큰 혼란에 빠졌던 과거 경험을 감안할 때 내년 증시를 마냥 좋게만 볼 수는 없다. 낙관론 이상으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해 주가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는 상황에도 대비해 나가는 균형감과 지혜가 필요한 때다.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주요 예측기관이 예상하는 내년 거시경제 여건은 올해보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된다 해도 증시 흐름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세다. 기업 이익 증가율도 올해보다 둔화되겠지만 절대 수준에 비해 주가가 여전히 낮아 내년에는 주가 미반영분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 이뤄져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낙관론이 쏟아질 때 주식 투자자들은 예상되는 악재에 미리 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년에도 증시를 낙관하는 이상으로 많은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주요 예측기관들은 내년이 '불확실성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예측기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가장 큰 악재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글로벌 불균형이 확대됐고 그 정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전쟁 같은 갈등은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위안화 절상을 놓고 벌이는 미 · 중 간 마찰에서 볼 수 있듯 인위적인 압력 등 비시장적 수단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글로벌 불균형 해결책을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2차 양적완화 정책이다.
올 8월 이후 미 · 중 간 무역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불거진 것도 당시부터 추진했던 양적완화 정책 때문이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에 추진됐던 1차 때와 달리 이번처럼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국채를 매입할 경우 국채 수익률은 떨어진다. 최근처럼 주요국 간 통화가치 결정에서 금리차가 최대 결정요인인 상황에선 달러화 가치는 약세가 된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경상수지 관리목표제와 같은 구체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전쟁이 외형상 누그러지고 있는 것은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금리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두 달 전 연 2.4%대에서 최근 연 3.5%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달러화 가치도 회복되고 있다.
그런 만큼 글로벌 환율전쟁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미 국채 수익률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FRB가 국채 매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도 국채 수익률이 올라가는 것은 과잉유동성 우려에 따라 물가가 올라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때문이다. 이때 향후 국채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 민간에서 내다파는 국채 물량이 FRB의 매입분보다 많아지면 국채시장엔 '초과공급(over supply)'이 발생한다.
초과공급 상황이 지속되면 가장 곤혹스러워 할 사람이 벤 버냉키 FRB 의장이다. 국채 수익률이 올라가면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할 근거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달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추진할 뜻을 피력했지만 오히려 이때부터 월가와 학계를 중심으로 양적완화 지속 여부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버냉키 의장의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올 7월부터 추진된 단일 금융개혁법에서는 의회가 FRB를 견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고 지난달 초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영향력이 대폭 강화됐다. 이미 중간선거 이후 열리고 있는 각종 의회 청문회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추진했던 통화정책에 대한 비판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내년 들어서는 그 강도가 세지고 빈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증시의 예상 악재 가운데 글로벌 환율전쟁 이상으로 양적완화 정책이 언제 철회될 것인가도 주목해야 한다. 이 같은 양대 악재를 포함해 내년 예상되는 악재들을 평가해 보면 다행히 증시 흐름을 과도하게 꺾어놓을 만한 고위험은 적고,그것도 특정 조건(예를 들어 민간 자율적인 고용창출)이 충족될 경우에만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현 시점에서 악재를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이런 악재가 발생하면 투자자들과 증시가 큰 혼란에 빠졌던 과거 경험을 감안할 때 내년 증시를 마냥 좋게만 볼 수는 없다. 낙관론 이상으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해 주가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는 상황에도 대비해 나가는 균형감과 지혜가 필요한 때다.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