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볼이 나무에 걸쳐지면 어떻게 하나요. " "저 선수는 왜 카트도로에서 샷을 하지요?" 골프대회 중계방송을 보거나 라운드를 하다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올해 대회에서 나온 기이한 장면 가운데 골퍼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모았다.

◆볼이 나무에 걸쳐지면=필 미켈슨은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노승열(19 · 타이틀리스트)은 한국오픈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 볼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찾았다면 나무 위에 올라가서 치거나(무벌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1벌타)할 수 있다. 찾지 못하면 분실구 처리(1벌타)를 하고,직전 쳤던 지점으로 돌아가 다시 쳐야 한다. 미켈슨은 볼을 못 찾았고,노승열은 찾았으나 칠 수 없어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했다.

◆동반자가 남긴 발자국은 누가 정리해야 하는가=김경태(24 · 신한금융그룹)는 일본 파나소닉오픈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자신과 동반자의 볼이 같은 벙커,인접한 지역에 멈췄다. 동반자가 먼저 벙커샷을 했다. 김경태 볼 주변에 발자국이 생겼다. 동반자와 캐디가 그린 쪽으로 가버려 김경태 캐디가 발자국을 정리한 후 김경태가 샷을 했다. 김경태는 자신의 원래 라이를 받을 권리가 있으나 모래 정리는 자신이나 캐디가 하면 안 된다. 치기 전에 모래 상태를 테스트한 것이 돼 2벌타를 받았다. 볼을 먼저 친 동반자나 동반자의 캐디에게 "모래 정리를 하고 떠나라"고 했어야 했다.

◆스트로크플레이에서 홀아웃 안 해도 되는가=김도훈(21 · 넥슨)은 지난달 카시오월드오픈 연장전에 돌입,일본투어 첫승을 노렸다. 연장 네 번째 홀(파5).김도훈은 OB 끝에 5온,마쓰무라 미치오는 3온 후 1m 버디 기회였다. 김도훈은 4m 퍼트를 넣어도 보기이기 때문에 경기위원에게 '경기 포기' 의사를 밝혔다. 경기위원은 마쓰무라의 승리를 선언하고 그에게 볼을 집으라고 했다. 스트로크플레이에서 홀아웃을 하지 않은 것.규칙상 홀아웃해야 하지만 두 명이 연장전을 벌일 때 한 선수가 '기브 업' 의사를 밝히면 홀아웃하지 않아도 된다. (판례 33-6/3)

◆자기가 친 볼에 맞으면=팀 윌킨슨이 소니오픈 때 겪은 일.도랑에서 친 볼이 바위에 부딪힌 뒤 돌아와 자신의 몸에 맞았다. 이런 때는 윌킨슨에게 1벌타가 주어진다.

◆친 볼이 갤러리 돗자리에 멈출 땐=김경태와 일본투어 상금왕 경쟁을 펼쳤던 이케다 유타.이달 초 JT컵 최종일에 그가 티샷한 볼이 한 갤러리가 깔고 있던 돗자리에 멈췄다. 이때는 벌타 없이 구제받는다. 절차는 ①먼저 볼을 집어들고 ②돗자리를 치운 후 ③볼을 원래 있던 아래 지점에 드롭한다.

◆티오프 시간을 넘겨 도착하면=미켈슨은 지난달 바클레이스 싱가포르오픈 최종일 티오프 시간을 착각하는 바람에 헐레벌떡 골프장에 도착했다. 자신의 시간은 넘겼으나 5분은 채 경과되지 않았다. 이런 때는 2벌타만 받으면 된다.

◆왜 카트도로에서 샷을 하는가=미켈슨은 메모리얼토너먼트 4라운드 때 카트도로에 있는 볼을 쳤다. 왜 그랬을까. 티샷이 물에 들어가 1벌타 후 드롭을 했는데 볼 낙하지점이 카트도로였다. 두 번째 드롭한 볼도 도로를 맞고 두 클럽길이 이상 벗어났으므로 미켈슨은 볼을 낙하지점(도로 위)에 놓았다. 이때 카트도로는 인공장애물이므로 구제받고 다시 드롭할 수 있었으나 미켈슨은 그 상태에서 샷을 강행했다. 도로를 벗어나 드롭하려고 보니 우거진 잡초로 인해 라이가 더 악화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도로 위 샷'을 택한 것.

◆라운드 중 볼이 떨어지면=라파엘 카브레라 벨로는 지난 18일 유러피언투어 남아공오픈 2라운드 11번홀을 마친 후 실격당했다. 어처구니없게도 플레이할 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11개의 볼을 갖고 출발했는데 쿼드러플 보기(4오버파)와 섹스튜플 보기(6오버파) 각 1개,보기 2개 등으로 11번홀까지 11오버파를 치면서 볼이 떨어져버렸다. 볼은 동반자한테 빌릴 수 있으나,같은 브랜드여야 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