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내년 미국 경제가 3~3.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해소되지 않으면 채권시장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지난 17일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 동력을 찾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4분기는 호조여서 3.5%나 그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2.5%였다.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이 내놓은 분석으로 대신했다. 내년 4분기 성장률이 3~3.5%에 이를 것이라는 엘에리안의 전망치를 "합리적인 예상"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그린스펀은 하지만 "이 같은 경기 회복이 고용시장의 회복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실업률은 내년에 하락하기 시작해 내년 말엔 9%나 8% 후반대까지 떨어지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9.8%를 기록했다.

그는 또 내년 주가와 관련해 "경제성장으로 기업들의 매출과 수익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주가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해소되지 않으면 채권시장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1979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금리가 4%포인트 치솟았다"고 상기시켰다. 미 연방정부의 2010회계연도(2009년 10월~2010년 9월) 재정적자는 1조2900억달러에 달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