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

경쾌한 음악과 함께 광고가 시작되면 모델은 신이 난 듯 즐겁게 춤을 춘다. 약간은 비현실적인 공간같은 분홍빛의 찬란한 물가에서 모델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 듯,뭔가에 홀린 듯 춤을 춘다. 모델은 지난 여름 장안에 숱한 화제를 뿌린 SBS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신민아다. 신민아가 CF에서 춘 춤과 배경음악은 네티즌 사이에서 '나나나 댄스''KB댄스'와 '나나나 송'이라는 신조어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하반기에는 이승기가 CF 속 춤꾼으로 등장했다. 마술사의 몸짓을 흉내내며 그가 가리키는 손끝에는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대상이 마법처럼 쑥쑥 솟아오른다. '저게 뭐지?' 하는 궁금증이 일 무렵 이승기의 손에 잡힌 것은 신용카드 한 장.'대중교통 10% 할인''통신비 10% 할인' 등의 할인혜택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이 출연한 CF는 KB카드의 굿쇼핑카드와 굿데이카드.신민아는 지난 8월 굿쇼핑카드에,이승기는 지난 9월부터 선보인 굿데이카드에 등장했다. 광고계는 요즘 이들의 전성시대다.

현재 신민아가 모델로 활약 중인 제품은 10여개.삼성 래미안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미장셴과 리리코스,SK텔레콤,LG전자 엑스노트,동서식품 맥심티오피,한국타이어,신원SI,지오다노 등 단숨에 열거하기도 벅차다. 이승기는 올해 30편의 CF에 출연해 'CF킹'임을 과시했다.

이 같은 맹활약은 이들의 광고모델 호감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한국CM전략연구소가 지난 9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승기와 신민아는 각각 호감률 13.2%와 11.2%로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줄곧 호감도 1,2위를 유지했던 김연아 선수마저 3위로 끌어내렸다.

올 하반기 이들이 출연한 CF 가운데 가장 돋보였던 것은 KB카드 광고였다는 게 업계의 중평이다. 신민아는 KB카드 광고를 통해 메탈릭 레깅스로 S라인을 과시하며 섹시,발랄,청순함을 뽐냈다. '쇼핑이 즐거워진다. 쇼핑할 때 춤춰라'는 컨셉트로 제작된 'KB굿쇼핑카드' CF를 위해 신민아는 촬영 전 특별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 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터였지만 CF시놉시스를 받아 본 뒤 빼곡한 드라마 촬영 일정 속에서도 따로 춤 코치의 도움까지 받으며 '나나나 댄스'를 완성했다는 얘기다.

또 이승기가 출연한 KB굿데이카드 CF의 특징은 지도 위에 그려지는 입체적 혜택들.굿데이카드의 다양한 혜택을 이승기의 춤과 잘 어우러지도록 하기 위해 마술처럼 혜택들이 솟아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빅 모델' 둘을 동시에 등장시키면서도 상품 자체의 특성이 가려지지 않고 잘 전달된 것은 이런 장치 덕분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