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증시가 9거래일을 남겨놓았다. 지난해 49% 급등했던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서도 20%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2064.85)에 38포인트 차로 다가섰다. 탄탄한 외국인 매수세와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기 회복세 등 주변 여건이 좋아 랠리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남은 기간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 금융주와 고배당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상하고,기업실적이 3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유동성 힘이 유럽위기 잠재울 것

이달 들어 17일까지 코스피지수는 6.39% 올라 지난 9월(7.46%)에 이어 월간 상승률 2위를 기록 중이다. 한 달 새 1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지만 '산타 랠리'가 펼쳐지며 추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4개월째 순매수 중인 외국인은 당분간 '사자'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9월과 10월 4조원씩 사들였던 외국인은 지난달 1조6400억원으로 규모를 줄였다가 이달 들어 2조6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다시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1월 경제지표들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자 외국인이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11월 미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1.1% 올라 3월(1.4%)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택 착공 실적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산업생산은 10월보다 0.4% 올라 7월(1.0%)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자산운용사(투신권)들이 주식형펀드 환매에 시달리고 있지만,연기금은 이달 들어 단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수급에 긍정적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면에서도 여유가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년 후 이익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9.8배로,2000년 이후 평균 PER(10배) 수준이다. 아울러 12월 셋째주(13~17일) 한경투자자심리지수의 전문가지수는 130.77로 전주(106.67)에 비해 크게 올라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컸다.

다만 유럽의 재정위기는 여전히 위험 요인이다. 무디스는 그리스와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한 데 이어 아일랜드의 등급을 한꺼번에 5단계나 낮췄다. 유럽 위기가 확산되면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하다.

주가를 떠받쳤던 이익 모멘텀도 약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분기보다 약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초 연평도 사격훈련에 따른 북한 리스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단기 변수다.

◆실적개선주 · 고배당주 '주목'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은 있지만 연말 랠리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돼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의견이 많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 위기는 새로운 이슈가 아니어서 영향력이 크지 않고 펀드 환매 압력도 2000선 위에선 점차 약해질 것"이라며 "조정이 올 때마다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밸류에이션 매력,절대치가 높아진 기업실적 등을 감안하면 상승 추세는 더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황 연구원은 유망 업종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IT 은행 증권 등을 제시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추천한 단기 유망주에도 하이닉스 KB금융 현대증권 한진해운 등 내년 이익 증가폭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이 대거 포함됐다. 대표적인 고배당주인 KT도 복수 추천을 받았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