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 韓·美 FTA 반대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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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한 · 미 두 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에서 합의를 이룬 데 대해 한껏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의 수출이 100억달러 늘고 7만명의 고용창출을 이뤄내며,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시장 진출도 원만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합의로 농 · 축산물은 물론 서비스업까지도 한국시장 진출이 수월해졌다며 이 모두가 다 강력한 한 · 미 동맹관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 안에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자신의 약속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 미 FTA를 통해 미국의 투자가 한국에 몰릴 것이고,거대한 두 나라 시장을 연결하는 경제동맹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윈-윈의 협상이라는 것이다.
외교통상부도 지난 5일 FTA 추가 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미국 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0.5% 정도인 현 상황에서 미국이 처한 어려움을 감안하면서도 돼지고기,비자 연장 등 다른 분야에서 한국의 국익을 반영한 만큼 이번 합의는 한 · 미 두 나라 간 윈-윈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일본은 한 · 미 간 FTA 협상 합의는 한국의 경제 영토 확장이라며 노골적으로 경계한다. 중국도 한 · 미 FTA를 통해 한 · 미 동맹관계가 더욱 강해지면서 한국의 대 중국 의존도가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추가 협상은 전적으로 자동차에 집중됐다. 한국은 많은 양보를 했다. 이를 두고 굴욕적 협상이라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 · 미 FTA가 미 의회에서 통과되려면 이 정도의 양보는 감수해야 한다. 실제 미국 자동차 노조와 민주당 반대파들까지도 자동차 추가 협상에서 한국 측이 2년 연장에 합의한 것을 환영하고 있다. 현재 2.5% 관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차는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올해 81만대를 판매했다. 2.5% 관세를 2년 더 연기한다고 한국산 자동차 판매가 줄 것으로 보긴 어렵다.
다음으로 기존 합의에서 현행 8% 수입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한 것을 재협상에선 우선 8%를 4%로 내리고 4년 뒤에 4%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에 유리한 합의다. 하지만 어차피 미국 차의 부품 가격이 한국 차 부품에 비해 3~5배 더 비싼 수준이어서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미국 차의 브랜드 가치가 훨씬 더 올라가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 소비자의 73%는 "미국차 값이 10% 내려도 국산차나 유럽 또는 일본 차를 사겠다" 고 응답했다. 이런 마당에 8% 수입세를 4%로 내린다고 해서 미국 자동차가 별안간 불 붙듯 팔린다고 볼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에선 추가 협상 타결을 크게 환영했다. 자동차 부품에 대한 1.3~10.2%의 관세가 사라지고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의 부품을 조달하는 중소기업에도 관세가 없어져 수익성이 높아졌다. 한국 자동차업계도 "우리가 얻은 것이 100이라면 퍼준 건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번 합의에 대해 찬성 43%,반대 26%로 찬성이 많았다. 이처럼 각계가 모두 환영하는 데 유독 한국의 야당만 굴욕적 퍼붓기,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FTA는 무역협상만으로는 볼 수 없다. 이는 정치협상이기도 하다. 쇠고기를 추가 협상에서 제외시킨 것도 정치적 이유에서다. 어차피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반미 시위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고려다. FTA로 무역거래가 늘어나고 한국에 대한 투자도 늘면 한국은 미국의 더욱 중요한 동맹국이 될 것이다. 이로써 상호 윈-윈이 되는 것이다.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 · 한국경제신문 고문
외교통상부도 지난 5일 FTA 추가 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미국 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0.5% 정도인 현 상황에서 미국이 처한 어려움을 감안하면서도 돼지고기,비자 연장 등 다른 분야에서 한국의 국익을 반영한 만큼 이번 합의는 한 · 미 두 나라 간 윈-윈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일본은 한 · 미 간 FTA 협상 합의는 한국의 경제 영토 확장이라며 노골적으로 경계한다. 중국도 한 · 미 FTA를 통해 한 · 미 동맹관계가 더욱 강해지면서 한국의 대 중국 의존도가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추가 협상은 전적으로 자동차에 집중됐다. 한국은 많은 양보를 했다. 이를 두고 굴욕적 협상이라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 · 미 FTA가 미 의회에서 통과되려면 이 정도의 양보는 감수해야 한다. 실제 미국 자동차 노조와 민주당 반대파들까지도 자동차 추가 협상에서 한국 측이 2년 연장에 합의한 것을 환영하고 있다. 현재 2.5% 관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차는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올해 81만대를 판매했다. 2.5% 관세를 2년 더 연기한다고 한국산 자동차 판매가 줄 것으로 보긴 어렵다.
다음으로 기존 합의에서 현행 8% 수입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한 것을 재협상에선 우선 8%를 4%로 내리고 4년 뒤에 4%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에 유리한 합의다. 하지만 어차피 미국 차의 부품 가격이 한국 차 부품에 비해 3~5배 더 비싼 수준이어서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미국 차의 브랜드 가치가 훨씬 더 올라가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 소비자의 73%는 "미국차 값이 10% 내려도 국산차나 유럽 또는 일본 차를 사겠다" 고 응답했다. 이런 마당에 8% 수입세를 4%로 내린다고 해서 미국 자동차가 별안간 불 붙듯 팔린다고 볼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에선 추가 협상 타결을 크게 환영했다. 자동차 부품에 대한 1.3~10.2%의 관세가 사라지고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의 부품을 조달하는 중소기업에도 관세가 없어져 수익성이 높아졌다. 한국 자동차업계도 "우리가 얻은 것이 100이라면 퍼준 건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번 합의에 대해 찬성 43%,반대 26%로 찬성이 많았다. 이처럼 각계가 모두 환영하는 데 유독 한국의 야당만 굴욕적 퍼붓기,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FTA는 무역협상만으로는 볼 수 없다. 이는 정치협상이기도 하다. 쇠고기를 추가 협상에서 제외시킨 것도 정치적 이유에서다. 어차피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반미 시위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고려다. FTA로 무역거래가 늘어나고 한국에 대한 투자도 늘면 한국은 미국의 더욱 중요한 동맹국이 될 것이다. 이로써 상호 윈-윈이 되는 것이다.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 · 한국경제신문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