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북한 동시에 비판
한나라 "北 의도 말려드는 것"
손학규 대표는 19일 "우리가 북한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말은 맞지만 우리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격훈련 중단을 정식으로 요구했다. 장외투쟁차 이날 광주를 찾은 손 대표는 "3대 세습을 하고 주민이 굶어죽어도 핵개발을 하는 비정상국가인 북한에 합리적인 판단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본때를 보이는 리더십보다 국민 안녕과 복지를 지키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주변 4강과 대화를 통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사격훈련 재개를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사격훈련하고 저쪽(북한)이 포격하고 다시 우리가 공습하고 미국이 출동할 때 북한지역이 초토화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우리 국민이 살상당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북한이 '예상할 수 없는 타격'에 이어 '핵전쟁'까지 운운한 데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연평도 사격훈련은 국민 생명을 담보로 기싸움을 벌이는 모험주의에 불과하다"며 "지난 11월 위기관리와 대응능력에서 완전히 무력했던 이 정권이 국민을 볼모로 긴장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국가를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훈련을 둘러싸고 '미 · 일 대 중 · 러'로 나뉜 상황에 대해 그는 "지금이라도 이명박 정부는 강대국에 휘둘리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훈련 중단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예상할 수 없는 타격'운운한 북한을 겨냥,"우리 영토에 대한 포격으로 국제법을 위반하고 정전협정을 무력화시킨 전쟁범죄에 대해 책임을 자각하고 무모한 도발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또 다시 온 국민이 전쟁의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며 연평도 훈련의 무기한 연기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민과의 대화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민주당은 우리 영토와 영해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불안감만을 증폭시키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의 태도는 협박으로 우리 사회를 겁 먹게 해 대응방안을 놓고 내부 분열을 꾀하려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임을 명백히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