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에서 '가짜 양주' 유통이 힘들어진다. 윈저 임페리얼 스카치블루 등 주요 위스키 병에 무선주파수인식칩(RFID)이 의무적으로 부착돼 소비자가 술집 등에서 즉각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내년 하반기 수도권 전역으로,2012년 전국으로 확대된다.

1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세청 고시에 따라 서울 전역의 주류도매상과 주류판매점(유흥업소와 식당,소매점 등)은 내년 1월부터 RFID칩이 부착되지 않은 위스키를 팔면 과태료 부과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RFID가 없는 위스키 재고는 주류회사에서 교환해야 한다.

대상 위스키는 △윈저 12 · 17년(디아지오코리아) △임페리얼 12 · 17년(페르노리카코리아) △스카치블루 12 · 17 · 21년(롯데칠성) △킹덤 12 · 17년(하이스코트) △골든블루 12 · 17년(수석밀레니엄) 등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5개 브랜드다.

국세청은 주류 유통과정에서의 탈세를 막기 위해 2007년부터 RFID 기술을 활용한 '주류유통정보시스템'을 만들었으며,지난 10월 시행방법을 담은 '주류의 양도 · 양수방법'을 고시했다. 이 고시는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주류회사는 RFID를 붙여 출하하고,도매상과 판매점은 RFID칩이 붙은 위스키만 취급토록 하고 있다. 서울에서 팔리는 위스키는 한 해 출하량의 40%에 달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고시가 시행됐으나 RFID가 부착된 위스키 재고 소진을 위해 두 달간 여유를 줬다"며 "내년 초부터 현장 단속에 들어가 적발되면 과태료 부과,면허 취소 등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무선을 활용한 인식 기술인 RFID는 위조가 거의 불가능하다. 바코드는 같은 종류의 물건에 동일한 번호를 부여하지만,RFID는 같은 종류라도 물건마다 각각 고유번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술집 등에서 RFID 유심칩이 장착된 스마트폰을 위스키병의 RFID칩에 갖다 대면 유통 이력과 진품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RFID 유심칩은 SK텔레콤에서 개발을 끝냈으며,내년 1분기까지 서울시내 대부분의 유흥업소에 배치될 예정이다.

한편 윈저는 그동안 '체커'라는 위조방지용 추를,임페리얼은 병뚜껑에 3가지 특수장치를 설치한 '트리플 키퍼'를 도입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