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20일 증권업계의 랩어카운트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 장효선 연구원은 "현재 국내 유행하고 있는 랩어카운트는 자산관리 보다는 단기간내 고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개념에 가깝다"며 "부익부 빈익빈으로 극소수 회사만 수혜를 입고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랩어카운트는 자산관리(Asset allocation)를 통한 안정적 수익 추구라는 랩어카운트의 본질적 의미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보다는 단기간내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기적 수요라는 얘기다.

좁은 의미에서 헤지펀드의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실제로 랩어카운트는 공매도 등 몇 가지 헤지펀드의 특성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헤지펀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장 연구원은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주식투자 형태가 진화되는 과정의 초기 단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이러한 과정에서 인덱스 벤치마킹 시장에서 인덱스펀드와 상장기수펀드(ETF) 등이 크게 활성화됐고, 헤지펀드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랩어카운트는 업종 전반적인 재평가 보다는 극소수 회사에만 수혜가 한정되는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랩어카운트가 대중화된 상품이 아닌 고액자산가를 위한 맞춤형 상품으로 타겟고객이 한정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집합운용의 금지, 최저가입금액 설정 등 다양한 정부 규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장 연구원은 "랩어카운트를 제대로 하려면 WM부문에서의 강력한 브랜드파워, 고액자산가의 확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기본 인프라 구축, 경쟁력 있는 PB 확보 등 핵심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펀드판매 감소분을 랩어카운트가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3분기에 사상최고 수준의 자산관리수수료(랩+수익증권판매)가 기대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랩어카운트가 극소수에 집중된 모멘텀이라면, 다음 테마는 거래대금 증가 가능성"이라며 "자산관리형 증권사에 외에도 대우증권, 키움증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