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래너,스터디 플래너,친환경 종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600만명을 넘어서고 태블릿PC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노트 업체들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전히 아날로그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고급 · 기능성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정보기술(IT) 기기와 함께 사용하는 신제품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노트류 수요 매년 감소세

국내 노트시장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노트 생산량은 2005년 8224만권에서 2006년 7536만권,2007년 7357만권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2008년 8455만권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작년엔 다시 7673만권으로 하락했다.

신건식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전무는 "노트시장 규모는 5900억~6000억원으로 수년째 정체상태"라며 "노트를 생산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정리되면서 대형 업체 위주로 남고 고가 · 수입 제품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닝글로리의 학생용 노트 매출은 지난 6월 말까지 1년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해 성장세가 악화됐고,한 해 전 34% 늘어났던 다이어리 매출도 지난 1년 동안엔 1%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회사 관계자는 "PC와 복사물로 공부하는 학급이 늘면서 노트 매출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어리 업계도 고전하고 있다. 다이어리 특판 업계 1위 양지사의 연간 매출은 약 460억원(올 6월 말까지 1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에 그쳤고,영업이익은 31.4% 감소했다.

◆고급 · 기능성,IT 연동 제품으로 대응

노트 업체들은 다양한 제품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미국 고급 다이어리 브랜드 프랭클린플래너는 디지털 플래너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컴퓨터에 설치하면 목표관리 주요업무 일정표 등 속지의 기능이 구현되는 소프트웨어에 이어 이달 초엔 다이어리 속지의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이 회사의 국내 총판을 맡은 한국성과향상센터의 장혜지 연구원은 "연내 스마트폰과 PC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내년 상반기에는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나미는 지난 8월 태국 프리미엄 노트 브랜드 '지퀀스'의 저널(무제 수첩)을 선보였다. 수첩을 펼쳐 360도로 접어도 종이 낱장이 뜯어지지 않도록 한 제품으로 가격은 1만~2만3000원으로 비싼 편이다. 모닝글로리는 학생용 노트를 핵심 요약노트,오답노트,스터디 플래너 등 기능별로 세분화했고 일반 학생용 노트에는 스프링을 달아 편의성을 높였다.

국내 고급 문구 · 잡화 회사인 오롬시스템은 재생가죽이나 미생물에 분해되는 원단,초극세사 등으로 겉표지를 만들고 속지로 이탈리아산 친환경 종이를 사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정숙 상품기획본부장은 "고급 제품을 강화하고 VIP 마케팅을 통해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