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의 대형화를 부른 건 제트기 개발이다. 제트기는 이 · 착륙 거리가 길어 활주로를 늘려야 했다. 규모가 커진데다 막강한 화력까지 갖추면서 항모는 해군 전력의 중심이 된다. 현재 항모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 브라질 영국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인도 태국 등 10여개다. 실전 배치된 항모 20여척 중 미국이 11척을 운용하고 있다. 9만3500t짜리 엔터프라이즈급 1척과 10만1000t 규모의 니미츠급 10척이다. 대부분 장기간 연료 재공급 없이 항해할 수 있는 핵추진 항모다.
영국과 이탈리아는 두 척,나머지는 한 척씩 운용 중이다. 브라질 인도 태국은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 브라질은 60년 건조된 3만2800t급을 2000년 프랑스로부터 사들였고 인도는 86년 영국에서 2만8700t급을 구입했다. 태국은 1만1000t급 스페인제 항모를 97년 배치했으나 재정이 쪼들리자 부두에 접안한 채 거의 놀리는 실정이다. 가끔 왕실이 의전행사를 하는 바람에 '초대형 왕실 요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규 함재기(艦載機)를 탑재할 수 있는 항모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브라질만 갖고 있다. 나머지는 이 · 착륙 거리가 짧거나 수직 이 · 착륙 함재기만 실을 수 있는 약식이다. 중국이 항모 건조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데 대해 말들이 많다.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인 6만t급 항모를 수리해 2012년 실전 배치하는 데 이어 2014년까지 5만~6만t급을 독자 기술로 만든다고 한다. 2020년까지는 핵추진 항모를 개발할 전망이란다.
중국의 항공모함 개발 공식화는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한 한 · 미 연합훈련 등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제해권을 키워 서해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 것이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극도의 긴장상태인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