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악화되는 지방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지방세의 비과세 · 감면 범위가 대폭 축소된다. 행정안전부는 20일 발표한 내년도 업무추진계획에서 취득 · 등록세,재산세 등 지방세의 비과세 · 감면 일몰제를 강화하고,감면혜택을 연장할 경우에는 감면율을 종전보다 30~50%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자체 재정 건전성 높인다

전국 16개 시 · 도가 지고 있는 빚(지방채)은 작년 말 현재 25조6000억원으로 전체 지방예산(206조원) 대비 12.4%에 이른다. 행안부 관계자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출 증가로 작년 지방채가 전년 대비 33% 늘어 자체 수입 증가율(2.7%)을 크게 앞서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재정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지방세 감면부터 축소하기로 했다. 국내 지방세 총액은 작년 말 기준 49조3000억원으로 국세 등 국내 조세 총액 대비 21.9% 수준이다. 이는 일본(43.4%) 미국(43.9%) 독일(49.6%) 등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지방재정 여건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라고 행안부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세 감면폭(총액 대비)을 지난해 말 기준 25%에서 2015년에는 17.3%까지 낮출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작년 말 현재 지방세 총액 기준으로 3조9000억원의 세금이 추가로 걷히는 효과가 생긴다. 지방세 감면을 연장할 때 감면율은 공익 · 비영리단체,취약산업 · 기업지원 분야는 100%에서 70%로,일반 기업은 50%로 각각 축소한다.

레저단지 등 대형 시설물과 기계장비의 과표(세금 부과 기준액) 현실화도 추진한다. 총 2만건에 달하는 이들 물건의 과표는 시가 대비 평균 26% 수준이다. 이를 주택 · 토지 수준인 60~80%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작년 말 기준 43조원에 이르는 지방 공기업의 부채도 공사채 발행한도 축소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안전한 대한민국' 목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및 추가 도발 우려 등 안보 불안에 대비해 민방위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9월까지 만 40세 이상 국민의 지원을 받아 3만명 안팎의 '자원민방위대'를 창설한다. 현행 민방위 대원의 연령은 40세 미만이다.

연평도 백령도 대청도 등 서해5도의 안전 강화를 위해 530억원을 들여 대피시설 42곳을 확충하고 내년 6월까지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지방행정체제 2014년 이전 개편

지방행정체제도 개편된다.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를 내년 1월 구성해 시 · 군 · 구 통합 기준을 공표하고 지역통합 신청을 받기로 했다. 특별 · 광역시의 자치구(군) 개편,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 특례 방안은 2012년 6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2014년 지방선거 이전에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역 일자리 4만개,청년 희망 일자리 1만개 등 총 5만개의 일자리를 내년 중 새로 만들고,영세 소기업을 위해 새마을금고에서 2000억원 규모의 '희망 드림론'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낡은 소형 공동주택을 수선 · 교체할 경우 취득세를 물리지 않고,생계형 자동차세 경감 혜택도 연장해줄 계획이다.

공무원의 보수를 5.1% 인상하고 기본급 비중을 지금의 54%에서 65%까지 확대하는 등 공무원 사기 진작 방안도 추진한다. 세종시 이주 공무원에게 6500채의 주택을 특별공급하고 임대주택 1600채도 지원하기로 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