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 훈련이 단행된 20일 코스닥시장은 특이한 흐름을 보였다.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890억원을 팔았지만 코스닥에서는 289억원을 사들였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북한의 연평도 기습 포격일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외국인 기관 개인이 모두 주식을 순매도했던 당시 낙폭(-1.22%)보다 더 큰 폭(-2.50%)으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2.79포인트 급락한 497.95로 마감,이달들어 30일 이후 처음으로 500선을 내줬다.

수수께끼의 답은 기관의 움직임에 있었다. 지난달 22일부터 23거래일째 코스닥에서 순매도를 지속해온 기관은 이날도 37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의 기관 순매도 규모는 3940억원에 달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기관 매도세가 이어진 가운데 연평도 훈련이 개인과 외국인의 심리를 위축시켜 지수 낙폭이 컸다"며 "개인과 외국인이 낙폭이 과도한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방어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관들의 편입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북한의 기습 포격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에도 1.50% 올랐던 시총 1위의 셀트리온은 이날 2.20% 급락했다. 1.31% 올랐던 메가스터디도 1.90% 하락했고 0.38% 상승했던 다음은 2.83% 내렸다.

시총 상위 50개 종목 중 상승 종목은 이오테크닉스 KH바텍 등 2개에 불과해 11개 종목이 올랐던 지난달 24일과 대비됐다. 오경택 동양종금증권 스몰캡팀장은 "주식시장이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기관들이 코스닥 중소형주를 매도하고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 팀장은 "대형주 집중화 현상으로 코스닥 약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소형주가 전통적으로 1월에 강세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1월 중순 이후에는 저가 메리트로 중소형주가 다시 각광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