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따라 국내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살아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은행·증권 등 금융주와 정보기술(IT)주, 조선·정유주 등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실시로 인한 북한의 추가도발 우려로 장중 2000선 아래로 밀려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996.44까지 밀렸지만 오후 들어 하락폭을 줄여 전 거래일보다 0.30%(6.20포인트) 내린 2020.28로 장을 마쳤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사태 추이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 추세를 바꾸는 조정요인이 되지 못했다"며 "이후 사태가 진정된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수 기회로 활용하자는 투자심리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증시가 상승해 숨고르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다"며 "이후 사태가 확장되지 않는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지 않을 듯 하다"고 예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조정장에서도 강세를 나타낸 금융, 조선 등 일부 업종과 실적·가격 매력을 보유한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내년 업황에 대한 기대가 유효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와 은행·조선·증권주 등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나타났다"며 "이들 종목군의 경우 이후에도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도업종 가운데서는 조선주와 일부 자동차주가, 소외업종 중에서는 은행주가 이날 지수 하락폭 회복을 이끌었다"며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이날 상승에 비춰 이후에도 추가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IT주와 정유주에 대한 추천도 제기됐다. 박 애널리스트는 "세트업체를 중심으로 한 IT주와 은행주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갖추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