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北 "핵연료봉 반출하겠다" … 대화 제의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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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의 태도변화 … 정부 "진정성 의심된다"
북한이 방북 중인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를 통해 "유엔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의 복귀를 허용하고 핵 연료봉을 외국으로 반출하겠다"고 제의한 것은 미국을 향해 대화의 손짓을 한 것이다. 미국과 한국이 "비핵화 이행을 위한 확실한 담보 없이 6자회담 재개는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고수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비핵화 제스처'를 했다는 것이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한센터장은 "미국이 6자회담을 재개하면 핵 사찰단 복귀 허용 등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민간인 신분으로 방북한 리처드슨 주지사를 통해 미 정부에 타진한 것"이라며 "동시에 한반도 위기상황을 한 · 미의 책임으로 몰아넣으려는 고도의 전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남한의 포사격 훈련을 규탄하는 한편 미국을 향해서는 대화제안을 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긴장악화의 책임을 남한에 돌리고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전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제안을 즉각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제안의 신뢰성을 담보할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다. 정부 당국자는 "만일 핵개발이 진행되고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찰이 이뤄지면 이것이 오히려 북한의 핵활동을 외부에 확대 재생산되는 빌미가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진정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 사찰단 복귀와 핵 연료봉 외국 반출 허용을 위해 어떤 요구조건을 내걸었는지도 관심사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내용에 따라 한 · 미의 대응수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자는 "북한이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 사찰을 허용하겠다는 것인지,사찰의 성격이 어떻게 되는지 알길이 없다"며 "리처드슨 주지사가 본국으로 돌아가 방북결과를 설명한 뒤 이를 평가해 미국 정부와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군사 도발 대신 일종의 대화카드를 제시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6자 회담 재개 흐름에 일정한 변곡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채택한 데 반발,6자회담 중단과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발표하고 IAEA 사찰단을 추방했으며 한 달 뒤인 5월25일 제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CNN은 이날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핵 연료봉을 외국으로 반출하는 것과 1만2000개의 미사용 연료봉의 판매를 협의하는 데도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한센터장은 "미국이 6자회담을 재개하면 핵 사찰단 복귀 허용 등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민간인 신분으로 방북한 리처드슨 주지사를 통해 미 정부에 타진한 것"이라며 "동시에 한반도 위기상황을 한 · 미의 책임으로 몰아넣으려는 고도의 전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남한의 포사격 훈련을 규탄하는 한편 미국을 향해서는 대화제안을 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긴장악화의 책임을 남한에 돌리고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전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제안을 즉각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제안의 신뢰성을 담보할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다. 정부 당국자는 "만일 핵개발이 진행되고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찰이 이뤄지면 이것이 오히려 북한의 핵활동을 외부에 확대 재생산되는 빌미가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진정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 사찰단 복귀와 핵 연료봉 외국 반출 허용을 위해 어떤 요구조건을 내걸었는지도 관심사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내용에 따라 한 · 미의 대응수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자는 "북한이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 사찰을 허용하겠다는 것인지,사찰의 성격이 어떻게 되는지 알길이 없다"며 "리처드슨 주지사가 본국으로 돌아가 방북결과를 설명한 뒤 이를 평가해 미국 정부와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군사 도발 대신 일종의 대화카드를 제시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6자 회담 재개 흐름에 일정한 변곡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채택한 데 반발,6자회담 중단과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발표하고 IAEA 사찰단을 추방했으며 한 달 뒤인 5월25일 제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CNN은 이날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핵 연료봉을 외국으로 반출하는 것과 1만2000개의 미사용 연료봉의 판매를 협의하는 데도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