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7)가 미국 메이저리그를 떠나 일본프로야구에 진출,이승엽(34)과 한솥밥을 먹는다. 박찬호의 소속사인 팀61은 20일 '박찬호가 일본 오릭스와 입단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1년으로 알려졌다.

올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7년을 뛴 박찬호는 선수 인생의 황혼기에서 종착역을 어디로 정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지난달 귀국 기자회견에서 "일본 진출도 고민하고 있다"며 "처가도 있고,선동열 감독님이 경험한 것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3세인 아내와 가족에 대한 배려가 일본행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오릭스는 스토브리그에서 한국의 대표 투수 · 타자를 한꺼번에 영입해 한국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게 됐다. 오사카에 연고를 둔 오릭스는 퍼시픽리그 소속으로 박찬호와 지바 롯데에서 뛰고 있는 김태균(28)의 투타 맞대결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국내 방송사들의 일본프로야구 중계권 계약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도 박찬호와 오릭스의 계약을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교도통신은 "오릭스가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거둔 오른팔 박찬호를 영입했다"면서 "등번호는 61번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오릭스 구단도 홈페이지에 박찬호 영입 사실을 알린 뒤 박찬호가 미국에서 17년간 거둔 성적표를 게재했다.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된 박찬호는 17년간 텍사스 레인저스,뉴욕 양키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7개팀을 거치며 통산 124승98패,평균 자책점 4.36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올해 노모 히데오의 기록을 넘어 아시아투수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박찬호는 21일 오후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계약기간과 계약금 연봉 등 자세한 조건을 밝힐 계획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