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기는 아직 다른 생활가전 제품에 비해 국내 시장이 협소하다. 올해 기준 시장규모는 1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교원L&C를 비롯한 정수기 업체들이 연수기 시장을 주목하는 것은 연수기 시장이 가진 잠재성이 정수기 못지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가정마다 정수기를 비치해둘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정수기가 가정의 필수 가전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웰빙 문화가 확산되면서 먹는 물뿐만 아니라 씻는 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연수기 시장 역시 향후 고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연수기는 경수인 수돗물을 연수로 바꿔주는 기기로 수돗물에 포함된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금속성 물질로 인한 피부 자극과 부작용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부 질환자 가운데 12세 이하 유아나 어린이가 약 54%를 차지하면서 어린 아이를 둔 젊은 부부를 중심으로 연수기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교원L&C는 차세대 정수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연수기 시장에서 시장 선두자리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교원L&C가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한방연수기를 내놓은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한방연수기 '교원와우연수기(모델명 KW-S01W0)'는 교원L&C가 함소아한의원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아토피는 발병 원인과 증상이 제각각이어서 치료와 관리가 쉽지 않다. 다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좋은 물'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이 제품은 동의보감에서 궁중비책으로 소개된 오지탕 성분을 연수기 필터에 담았다. 연수기를 사용하면 피부가 자연스럽게 오지탕의 생약성분을 흡수할 수 있다. 교원와우연수기는 오지탕 성분을 순수 비타민으로 이뤄진 필터에 적용해 원수에 포함돼 있는 염소 등의 화학성분을 중화시키고 녹,부유 물질을 걸러 낸 후 깨끗하고 부드러운 물로 바꿔준다.

김두한 교원L&C 마케팅 팀장은 "오지탕은 신생아의 태독을 풀어주고 태열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조선시대 왕손들의 첫 목욕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교원와우연수기는 자동 재생 기능이 있어 이온 교환수지를 재생하기 위해 필터를 제거한 뒤 소금통을 집어넣고 물을 부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없다. 두 달에 한 번 '리빙플래너'가 가정을 방문해 사후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제품 관리도 편해졌다. 교원L&C는 교원와우연수기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가격제를 실시하고 있다. 일시불로 제품을 구입하면 필터 교체 등 관리서비스를 1년 동안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다른 회사 연수기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보상판매 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3년 약정 시에는 10만원 할인 혜택을 주고,세 자녀 이상을 둔 다자녀 세대는 렌털 등록비 15만원을 할인해 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